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 정부가 중단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록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성비하 논란이 불거진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실 행정관에 대해선 “청와대에 해임을 촉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 후보자는 “유네스코 등재 사업이 (박근혜 정부에서) 통째로 사라진 것을 알고 있느냐”는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일단 제 자신이 역사 전공자라 관심이 많다”면서 “국제적으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보편적 이슈가 됐기 때문에 유네스코 등재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가 2015년 12월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한-일 합의(12.28 합의) 이후 편성해 놓은 예산을 집행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중단된 등재 사업이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 후보자는 12.28 합의에 대해서도 “상대가 있는 외교 관계는 단정적 얘기를 자제해야한다”면서도 “재협상을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해 재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 후보자는 성평등, 남녀임금격차 등 여성가족부 주요 현안과 관련해선 “국정 과제에 성평등 관점을 집어넣고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가 실질적으로 가동되게 만들고 일자리위원회에서 성차별 문제를 적극 제기하는 등 기존 여성가족부 사업에 더해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접근을 병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히 “남녀평등이 민주주의의 확장이라 생각한다”며 “여성가족부가 담론을 확산하는 담론 창조자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이와 함께 민간 여성단체들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늘리고 지급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정치적 이유 등으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쓴 책에서 여성 비하 표현으로 논란이 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실 행정관에 대해선 의원들의 거듭된 질의 끝에 “청와대에 해임을 촉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답하고, “탁현민 행정관의 해임이 맞느냐, 틀리느냐”는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도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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