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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이영우 경북도교육감 “처녀 여자 교사들 값이 높다” 발언 파문

등록 2017-08-02 10:13수정 2017-08-02 10:29

지난달 28일 정교사 자격연수 특강서
이영우 경북도교육감. 한겨레 자료사진.
이영우 경북도교육감. 한겨레 자료사진.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이 교사 자격연수 특강에서 “처녀 여자 교사들 값이 높다”는 여성 멸시 발언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2일 <머니투데이> 보도와 경북도교육청과 경북교육연수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은 지난달 28일 경북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유치원·초등·중등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서 여성 교사들을 두고 “여교사는 최고의 신붓감”이라며 “처녀 여자 교사들 값이 높다”는 발언을 했다. 여성 교사들을 대상화하는 전형적인 여성 멸시 발언이다.

경북교육연수원 참여마당 게시판 갈무리
경북교육연수원 참여마당 게시판 갈무리
경상북도교육연수원 참여마당 게시판에 올라온 연수 후기에는 이영우 교육감의 발언에 대한 비판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최아무개씨는 ‘초등 1등 정교사 자격연수 교육감 특강 중 아쉬운 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여교사는 최고의 신붓감’, ‘많은 사람들이 여교사 며느리를 보고 싶어 한다’, ‘처녀 여자 교사들 값이 높다’ 초등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서 수많은 연수생을 대강당에 모아놓고 교육감께서 하신 말씀”이라며 “‘앞서가는 연수, 변화하는 교육’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번 연수와 어울리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이라고 느껴진다”고 밝혔다. 최씨는 “저는 일등 신붓감이 되고 싶어서 교사가 된 것이 아니다. 교사라는 직분을 결혼 상대자로서의 제 ‘값’을 높이는 데 사용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어떤 교사가 ‘나는 시집을 잘 가려고 교사가 되었다’라고 한다면 그를 좋은 교사라고 말할 수 있으신가? 왜 앞장서서 그런 생각을 심어주시는 것인지 참 아쉽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마지막으로 “더 나은 교육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연수를 들으러 온 여성 교사들을 ‘좋은 신붓감’이라는 수동적인 객체로 규정하는 그런 발언은 교사로서의 자긍심에 상처를 준다”고 지적했다.

역시 자신을 ‘1급 정교사 연수에 참여한 교사’라고 밝힌 김아무개씨도 글을 올려 “금요일 3교시에 교육감께서 오셔서 자격연수를 하는 선생님들을 격려하는 시간이 있었다”며 “교육감 강연 중 ‘처녀 여자 교사들 값이 높다’ 이런 표현은 누가 보더라도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저도 강연을 듣는 중에 놀란 것은 당연하고 여기저기서 한숨과 탄식이 나오는 것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경상북도 교육 분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분께서 그런 언동을 보이시면 일선에 있는 교사들은 무엇을 보고 배우며 학생들을 대하겠느냐”라고 물었다.

하지만 특강을 주관한 경북교육연수원 쪽은 이영우 교육감의 발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경북교육연수원 조정순 교수부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교육감이 여교사가 배우자감으로 굉장히 좋다는 말을 하며 ‘값’이라는 표현을 한 것은 들었다”며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보다 여교사가 훨씬 더 인기가 높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고, 특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지만 한두 명의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그런 맥락의 발언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부장은 이어 “500여명이 특강을 들었는데 한두 사람만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다”며 “남들이 보면 초·중·고 학생들도 선망의 직업이다. 배우자감으로 여교사가 최고라는 발언인데 문제가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져 저희도 굉장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도 경북교육연수원 쪽으로 책임을 떠넘겼다. 경북도교육청 공보관실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교육감이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4일까지 휴가여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따로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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