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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김부겸 “혜화역 여성 시위, 저의 책임이 크다”

등록 2018-07-09 09:33수정 2018-07-09 09:57

8일 페이스북에 글 올려
“공중화장실 관리, 행안부 업무…경찰청은 행안부의 외청”
“여성의 외침, 남성이라면 더 이해하고 공감해야”
“시민이 다른 시민에게 죽음 강요” 누리꾼 반대 의견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혜화역에 모인 여성들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대해 “저의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혜화역에서 여성들이 모였다. 세 번째 집회는 규모가 더 커졌다. 분위기는 더 뜨거워지고, 질서는 더 정연해졌다고 들었다”며 “특히 가슴에 와닿은 것은 (시위를 주최한) ‘불편한 용기’ 측이 자신의 시위를 ‘국가가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여성들의 외침’이자 ‘국민의 반인 여성들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도 대한민국의 민주시민임을 외치는 시위’로 정의했다는 대목”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공중화장실 관리는 행안부의 고유 업무 중 하나다. ‘편파수사’의 당사자로 지목된 경찰청은 행안부의 외청”이라며 “따라서 ‘불편한 용기’ 측이 말하는,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에 저 자신도 포함된다. 저의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몰카 사건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경찰이 이례적으로 강경한 수사를 한다며 편파수사를 항의하는 시위대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몰카 사건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경찰이 이례적으로 강경한 수사를 한다며 편파수사를 항의하는 시위대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7일 오후 서울 혜화역 광장과 광화문 광장에서는 각각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와 ‘낙태죄 여기서 끝내자!’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세 번째 집회를 연 ‘불편한 용기’는 ‘생물학적 여성’ 6만여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1만8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 “우리의 일상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라는 구호를 이어갔다. (▶관련 기사 : “촛불은 혁명이고 혜화역시위는 원한이냐” 6만 여성 외침)

김 장관은 또 “거듭 말씀드리지만,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몰카 단속과 몰카범 체포, 유통망 추적색출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결코 보여주기 ‘쇼’가 아님을 실천으로 입증해 보이겠다. 어떡하든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해결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어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우리 사회가 여성의 외침을 들어주셔야 한다. 왜 저토록 절박한지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며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남성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그런데 우려스러운 것이 있다. 반박하고 비판부터 하려는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3차 집회 이후 일부 언론에서도 그런 기미가 보인다. 남성 혐오다 아니다, 정부를 비판했다 아니다…. 지금 그런 시시비비는 또 다른 편 가르기”라며 “문재인 정부는 촛불시민이 세운 정부다. ‘민주시민’과 촛불정부를 이간질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여성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언론이 알려주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여성과 남성, 우리는 모두 민주공화국의 시민이다. 시민이 다른 시민의 외침에 귀 기울일 때, 그리고 그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할 때 비로소 공화(共和)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김 장관의 글을 두고 누리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선 김 장관의 글에 동조하며 “항상 응원한다”, “불신과 분열 그리고 대결을 조장하는 세력들의 음모를 극복해야 한다”, “여성들이 말하고자 한 바의 본질을 수용하지 않고, 일부의 과도한 표현을 꼬투리 삼아서 그 여성들을 비판하는 걸 넘어서 김부겸 장관을 공격하는 소재로 삼는 이런 댓글을 쓴 사람들의 무지와 그 무지를 자랑하는 얄팍한 속셈이 한심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 장관의 글에 반대한다며 “김부겸씨, 시민이 다른 시민에게 죽음을 강요하고, 그것을 외치는 걸 의견이라 칭하면 안된다”, “전체적으로 옳은 말씀이긴 합니다만 일부 섞여있는 것으로 보이는 일베와 한통속 아니면 반대편에 서있는 또 다른 일베류에 대해서는 적절히 견제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장관이신데 자신이 모시는 대통령 보고 죽어라 하는 시위가 그렇게 좋게 보여요? 꿀은 자신들 세대가 다 빨아놓고 부채의식은 젊은 남성에게 다 넘기는 모습은 진짜 비겁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하는 김부겸 장관 페이스북 글 전문

<공화>

어제 혜화역에서 여성들이 모였습니다.

세 번째 집회는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분위기는 더 뜨거워지고, 질서는 더 정연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가슴에 와 닿은 것은 ‘불편한 용기’ 측이 자신의 시위를 이렇게 정의했다는 대목입니다. ‘국가가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여성들의 외침’이자 ‘국민의 반인 여성들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도 대한민국의 민주시민임을 외치는 시위’

공중화장실 관리는 행안부의 고유 업무 중 하나입니다. ‘편파수사’의 당사자로 지목된 경찰청은 행안부의 외청입니다. 따라서 ‘불편한 용기’측이 말하는,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에 저 자신도 포함됩니다. 저의 책임이 큽니다.

그래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몰카 단속과 몰카범 체포, 유통망 추적색출에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민간 업주들도 단속에 협조를 다 하겠다고 했습니다. 입법도 이른 시일 내에 하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동료 의원들로부터 전해 들었습니다. 결코 보여주기 ‘쇼’가 아님을 실천으로 입증해 보이겠습니다. 어떡하든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해결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여성의 외침을 들어주셔야 합니다. 왜 저토록 절박한지 진지하게 경청해야 합니다.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남성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그런데 우려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반박하고 비판부터 하려는 태도입니다.

어제 3차 집회 이후 일부 언론에서도 그런 기미가 보입니다. 남성 혐오다 아니다, 정부를 비판했다 아니다... 지금 그런 시시비비는 또 다른 편 가르기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시민이 세운 정부입니다. ‘민주시민’과 촛불정부를 이간질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여성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언론이 알려주셔야 합니다.

여성과 남성, 우리는 모두 민주공화국의 시민입니다. 시민이 다른 시민의 외침에 귀 기울일 때, 그리고 그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할 때 비로소 공화(共和)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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