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임산부석 XX XX’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의 일부.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앞에서 손가락으로 일간베스트 이용자라는 사실을 인증하는 모습이다. 일간베스트 갈무리
‘임산부 걸레X들은 뭘 자랑이라고 돌아다니냐?’
‘(전업주부) 니들은 아침, 저녁 꼬박꼬박 서방님께 해드리고 말 잘 듣고 집안일 다 하는 게 맞지!’
일간베스트·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차별적 혐오글과 댓글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지나친 폭력성을 드러내는 표현이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 페미니즘 열풍에 대한 이른바 ‘백래시(반격)’ 현상으로 풀이된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은 서울YWCA와 함께 지난 8월1~7일 온라인커뮤니티 8곳을 모니터링 해보니, 특정한 성(性)에 대한 혐오와 비난, 폭력을 표현한 게시글 81개와 댓글 77개가 발견됐다고 28일 밝혔다. 분석 대상은 게시글 1600개와 여기에 달린 댓글 1만6천여개다.
성차별적인 게시글과 댓글 총 158건을 분석해봤더니, 임신한 여성을 향해 이유 없는 혐오를 나타내는 등 혐오와 비난 표현을 사용한 유형이 98건(62%)으로 가장 많았다. 여성의 특정한 신체 부위를 강조하는 사진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등 성적 대상화하거나 ‘XX들은 찌르고 봐야 한다’는 등 무차별적인 폭언을 가한 표현도 60건(38%)에 이르렀다. 지나친 폭력성을 드러내거나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유형의 표현은 지난 6월 조사 때의 26건(16.1%)에 견줘 2배 이상 늘어났다.
양평원 관계자는 “익명성과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폭력행위를 합리화하거나 혐오를 일반화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며 “일부 사례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황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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