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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코로나 유행 장기화에 여성노동자 3분의 1 “가족돌봄노동 독박”

등록 2020-09-17 20:49수정 2020-09-18 09:31

한국여성노동자회, 여성노동자 318명 설문조사

“하루 평균 2∼4시간 증가” 답변 가장 많아
돌봄노동 분배 “본인 73.5%, 배우자 14%”
“돌봄위기 지속 땐 퇴사로 이어질 가능성”
지난 6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코로나19 돌봄노동자 생계대책 및 돌봄 국가 책임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코로나19 돌봄노동자 생계대책 및 돌봄 국가 책임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 ㄱ씨는 올해 초 코로나19로 인한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려 했지만, 회사 관리자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럼에도 휴가를 강행했다가 ㄱ씨는 회사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 “회사 일은 제대로 안 하고 집안일만 신경쓰는 것이냐”는 등의 질책을 여러차례 받은 ㄱ씨는 요즘 퇴사를 고민 중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서울시 산하 직장맘지원센터에는 이러한 고충상담 사례 접수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돌봄서비스의 공적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돌봄노동의 책임이 여성에게 전가되고 그로 인해 실직과 생계 악화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17일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지난 5~6월 여성 노동자 3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가 여성의 임금노동과 가족 내 돌봄노동에 미친 영향’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6.3%가 ‘코로나19로 돌봄노동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 전체의 33.5%는 혼자 감당하는 ‘독박 돌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노동 시간이 늘었다고 한 응답자 가운데는 ‘하루 평균 2~4시간 증가했다’(17.2%)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가장 힘든 돌봄노동으로는 ‘세끼 식사준비’(38.5%)를 꼽은 이들이 많았고, ‘온라인 수업 및 과제 챙기기 등 아이 학습지도’(15.1%), ‘청소 등 증가한 집안일’(12.8%)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 노동자들에게 돌봄노동 분담 정도를 물었더니, 본인이 73.5%에 이르는 데 견줘 배우자는 14%로 적은 비중이었다. 응답자의 36.4%는 ‘돌봄위기가 지속될 경우 일을 그만둘 가능성이 높다’고 답변했다.

여성노동자회는 “돌봄노동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면서 여성이 더 많은 휴가를 사용하게 되고, 이런 문제가 노동시장으로부터 더 많이 이탈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여성노동자회가 고용노동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를 보면, 지난 7월까지 가족돌봄휴가 신청자(12만6310명)의 62.1%는 여성으로 남성의 1.6배에 달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로 가중된 돌봄노동을 수행하기 위해 ‘사직’을 택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돌봄노동을 할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라거나 ‘집안일을 하거나 돌봐줄 사람을 찾기 어려워서’ ‘요양보호사, 가정관리사 등 돌봄분담자가 코로나 여파로 사직했기 때문’ 등을 이유로 꼽았다.

여성노동자회는 “멈춰버린 각종 사회복지서비스를 대신해 여성이 돌봄을 제공하는 전담자가 됐고, 올해 2분기에 일자리를 잃은 41만명 중 여성이 25만명으로 남성(16만명)의 1.5배에 달한다”며 “‘돌봄 뉴딜’ 정책을 통해 여성에게 집중된 돌봄노동을 전체 사회구성원이 분담하고 공공영역에서 돌봄이 제공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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