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들이 임신중지 관련 의학 지식을 전달하는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태아의 생명권’ 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이분법적 논쟁에서 벗어나 정확한 정보를 알리겠다는 취지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이 영상들이 올바른 임신중지 관련 의학 지식을 얻는데 유익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달 13일 게재된
유튜브 채널 ‘의학채널 비온뒤’의 <낙태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낙태법 개정, 낙태 약물과 수술> 영상에 박민영 오산산부인과 원장이 출연해 임신중지 방법의 종류와 부작용, 주의사항 등을 전달했다. 영상에서 박 원장은 “음지에 있는 낙태(임신중지) 방법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소개하고자 인터뷰에 응했다. 낙태법(형법상 낙태죄)이 현명하게 개정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영상 내용을 보면, 인공임신중절에는 수술적 방법과 약물적 방법이 있다. 약물적 방법은 임신 초기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부작용으로는 많은 양의 출혈과 통증이 있다. 약물적 방법의 성공률은 임신 10주 이상이 되면 92% 밑으로 떨어져, 이후 주수에는 수술적 방법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수술적 방법은 ‘자궁 개대(열림 정도) 및 소파(잔여물 긁어냄) 수술’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궁 천공(뚫리고 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감염 가능성이 있다. 태아의 뼈가 발달하게 되는 임신 12주 이후에는 더 복잡한 수술법을 쓰며 환자의 고통도 커지게 된다고 박 원장은 덧붙였다.
이 영상을 본 이용자들은 정확한 정보를 알려줘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들 (임신중지) 14주 허용만 다루는데 의학적으로 궁금한 내용 다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낙태(임신중지)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정보 찾기가 어려운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유산유도 약물의 합법적인 유통 필요성과 함께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영상도 있다.
지난 4월
채널 ‘너나나나’에 게재된 <의사가 말하는 낙태약(미프진) A~Z>에서 박슬기 산부인과 전문의는 “호르몬을 약화시켜 임신이 지속되지 않게 하는 유산유도 약물은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필수의약품으로 등재했고 세계적으로 충분히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약물은 초기 임신에서 성공률이 98%정도로 알려져있다”고 말했다.
주의할 점도 있다. 임신중지를 결정했다면 유산유도 약물을 복용하기 전 반드시 임신 확인을 먼저 해야 한다고 한다. 박 전문의는 “임신 테스트기만으로는 안 되며 초음파로 확인해 임신낭이 자궁 내에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완전히 유산이 완료됐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생리통처럼 배가 아플 수도 있고 출혈량이 많으면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문의는 이 약의 국내 도입을 보류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빠른 판단을 요구했다. 그는 “국내에서 이 약이 위험하다고 하는 이유는 불법 유통되기 때문이다. 약이 안전한지 아닌지만 생각하면 된다. 약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지 말고 의학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