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종합참고서 ‘누가 진짜 부모인가’ 출간
입양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우리 사회의 입양은 부계혈통 중심주의에 따른 친척 아들 입양, ‘업둥이’로 불리던 고아 입양, 해외 입양 등, 입양 과정과 절차도 다른 민족에 비해 전통적으로 다양한 편이다. 최근 유명 탤런트 부부의 공개 입양 소식, 해외 입양인들의 가족 찾기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으로 입양에 대한 선입견이 어느 정도 흐려진 듯 보이지만 국내 입양은 여전히 미미하다. 입양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 때문이다.
<누가 진짜 부모인가>(홀리 반 굴덴·리사 M. 바텔스-랍 지음, 안재진, 권지성 옮김·학지사)는 입양의 역사부터 입양 뒤 닥치는 문제에 대한 해법까지를 담고 있는 이른바 ‘입양 양육 참고서’다. 입양 아동, 입양 부모, 친생 부모가 가질 수 있는 문제점들을 구체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다뤘다. 지은이들은 “입양 부모야말로 진짜 부모”라고 말한다. 입양 부모들은 아이의 정체성을 묻는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이 아이를 낳지는 않았지만 이 아이는 진짜 내 아이예요”라고 잘라 말하라고 권한다. 그래야만 입양 아동들이 소속감과 진짜 자녀로서의 권리감을 갖게 될 것이라는 까닭에서다.
지은이들은 또 폐쇄입양(입양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보다는 공개입양이 입양 부모에게나 입양 아동에게 바람직하다고 밝힌다. 입양 아동은 평생에 걸쳐 자신의 정체성 문제에 직면해야 하고, 풀리지 않는 슬픔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입양 부모는 △정직할 것 △입양에 대한 아무 얘기도 해주지 않는 실수를 범하지 말 것 △너무 많은 내용을 너무 어릴 때 말하지 말 것 △정보를 제공할 때 부모의 가치판단을 담지 말 것 등을 충고한다. 입양 전에는 △아이를 충분히 사랑해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자신과 닮은 자식을 갖고 싶은 욕구를 아이가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 △아이가 입양부모보다 친생부모를 더 사랑할 것이라는 두려움 △당신이 아이의 친생 부모에 대해 느끼는 감사, 두려움, 경쟁심 같은 양가감정 등을 고려하라고 말한다.
입양은 입양 부모들이 올바른 인식을 가졌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입양에 대한 터부 또한 여전히 입양 아동이나 부모들에게 큰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성격은 타고 나는 것이니 고칠 수 없다는 터부, 입양은 불임 부부나 해야 한다는 터부, 동성애자와 독신자가 입양을 해선 안 된다는 터부 등이 모두 그릇된 사회적 관념이지 옳은 인식은 아니라고 힘주어 말한다.
‘상실감’에서 시작하는 입양과 양육의 모든 과정이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할 테지만, 해법이 없진 않다는 점 또한 지은이들은 밝힌다. 파라오의 딸에게 입양된 모세의 이야기로부터 알 수 있듯, 입양은 인류의 오랜 숙제였을 뿐 해결 못 할 숙제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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