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성차별 면접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제공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당사자가 동아제약이 ‘고용상 성차별’을 했다고 보고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넣었다. 시민사회계에서는 “고용노동부가 동아제약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해 면접 성차별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면접 당사자인 ㄱ씨는 지난 13일 동아제약이 지난해 신입사원 면접 과정 중 ‘고용상 성차별’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넣었다. ㄱ씨는 <한겨레>에 민원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동아제약의 면접이 명백한 성차별임을 국가를 통해 인정받고, (성차별 면접을 진행한) 기업에 처벌까지 내려지는 것을 보기 위해 민원을 넣었다. 이런 면접이 성차별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이 되어야 다른 기업들도 조심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13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공동행동)도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아제약의 공식적인 사과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공동행동은 “채용성차별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동아제약은 공식적인 사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해당 사건을 성차별로 명시하고, 피해당사자를 비롯한 청년 여성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용노동부에는 “‘채용 성차별’이라는 명백한 불법행위를 한 거대기업을 향해 개인이 홀로 싸움을 이어나가게 하는 것은 노동부의 직무유기다. 동아제약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해 성차별을 금지하는 법의 취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면접 과정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성차별을 보다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대체입법을 마련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고용 영역에서의 성차별은 방 안의 코끼리와 같다. 방 안에 코끼리가 들어앉아 있는데 아무도 손쓸 생각을 하지 않고 방치해온 것”이라며 “1987년에 만들어진 남녀고용평등법이 채용 성차별을 제대로 규제하지 못한다는 점이 명백해진 만큼 저와 정의당은 대체입법 마련에 적극적으로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ㄱ씨는 지난해 11월 신입사원 면접 자리에서 동아제약의 인사팀장이 면접자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자신에게 ‘여성이라 군대에 가지 않았으니 남성보다 임금을 적게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는 등 성차별적 질문을 이어갔다고 폭로했다. 이후 동아제약은 “면접관 중 한 명이 지원자에게 당사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만든 질문”이 있었다고 사과하고, 인사팀장을 보직 해임한 뒤 정직 3개월 처분했다. 하지만 ㄱ씨는 동아제약이 사과문을 유튜브 영상에 ‘댓글’로 달고, 사과문에 ‘성차별’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등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보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정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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