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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벚꽃 뷰’에 차박, 생각만 해도…주말에 장비 꺼내볼까

등록 2022-03-25 13:43수정 2022-03-25 15:19

캠핑의 정석: 봄꽃 캠핑
구례 산수유·섬진강 매화·삼척 유채…
최근 거제·서산 수선화 군락 인기
장비 점검하고 꽃샘추위 대비해야
반려견과 꽃놀이를 즐기는 홍유진 작가. 홍유진 제공
반려견과 꽃놀이를 즐기는 홍유진 작가. 홍유진 제공

서늘한 바람과 따뜻한 햇볕 가득한 봄날이 왔다. 두껍고 어두운 외투 대신 밝고 가벼운 옷차림을 한 사람들로 거리는 활기찬 모습이다. 날이 풀리자 겨우내 뜸했던 아웃도어 활동을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캠핑의 계절이 시작된 것. 봄나들이 하면 꽃놀이를 빼고는 말할 수 없으리. 봄꽃을 만끽하며 즐기는 낭만 캠핑을 떠나보자.

 어떤 꽃을 볼까, 행복한 고민

핑크빛 매화를 시작으로 샛노란 산수유꽃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매년 3~4월이면 섬진강을 찾게 되는 이유다. 산수유꽃이 시들해지는 4월 초순에는 벚꽃이 흐드러지니 섬진강은 발길 닿는 곳마다 봄이 한창이다. 섬진강뿐만은 아니다. 이맘때 남해와 삼척에서는 유채꽃이 노랗게 세상을 물들인다. 거제와 부산, 서산에서는 단아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수선화 군락이 최근 에스엔에스(SNS) 소문을 타고 인기가 절정이다. 벚꽃으로 유명한 진해와 경주에도 놓치기 아까운 벚꽃 명소가 많다. 일일이 모두 나열하자면 지면이 모자라고, 도처에서 들려오는 봄꽃 소식에 어디부터 가야 할지 난감할 정도랄까. 봄은 짧디짧은데, 가야 할 곳은 왜 이리도 많은지. 그래서일까. 해마다 봄이 오면 캠퍼들은 그 어떤 때보다 분주해진다.

3월 셋째 주말 섬진강으로 봄맞이를 나섰다. 매화, 산수유꽃을 차례로 만나고 어쩌면 이른 벚꽃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작은 기대를 품고서. 이곳에서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전남 광양 매화마을과 경남 하동 매화골을 만날 수 있다. 매화가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한눈에 보고 싶어 먼저 광양 매화마을로 향했다.

이른 새벽, 아직은 어둑한 매화 동산을 찾았다. 사방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스마트폰 플래시에 기대어 겨우 전망대에 도착했지만 이게 웬걸?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반가운 건 나만은 아니었나 보다. 꽤 이른 시간이었으나 명당은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었으니까. 여명이 밝아오자 이내 찬란한 태양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타올랐다. 태양의 빛을 받은 섬진강의 윤슬이 보석처럼 반짝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어둠에 가렸던 매화밭이 온통 분홍빛으로 물결치며 선명하게 그 자태를 드러냈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봄의 여명이다.

구례 반곡마을의 산수유꽃. 홍유진 제공
구례 반곡마을의 산수유꽃. 홍유진 제공

전남 구례군 산동면 일대는 산수유마을로 유명하다. 산수유꽃축제로 잘 알려진 곳으로 반곡마을, 상위마을, 현천마을 정도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산수유 꽃놀이를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걷기다. 산수유꽃이 한창 아름다운 마을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우리 곁으로 막 스며든 봄을 만끽할 수 있다. 꽃놀이를 가볍게 즐기고 싶다면 주차장에서 구산공원, 산수유사랑공원까지만 걸어도 좋다. 산수유꽃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으므로 걸어서 둘러보기에 편리하다.

반곡마을에서 상위마을까지는 대부분의 방문객이 주로 찾는 코스다. 반려견 겨울, 바다와 함께 반곡마을부터 걸었다. 서시천과 반석이 산수유꽃과 함께 어우러져 눈부시도록 예뻤다. 대음교 주변으로 산수유나무 군락을 따라 걸으며 하위마을을 지나 상위마을로 향했다. 상위교를 지나면 산수유나무 군락과 돌담, 시골 특유의 낮은 지붕 집이 한데 어울려 정감 어린 시골 풍경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광양 매화마을의 일출. 홍유진 제공
광양 매화마을의 일출. 홍유진 제공

 벚꽃 캠핑 맛집은?

벚꽃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 아래에서 유유자적 즐기는 주말은 그야말로 낭만 자체다. 낮에는 핑크빛 꽃비를 맞으며 걸을 수 있고, 밤에는 조명을 받은 밤 벚꽃을 느긋하게 감상하니 일석이조 따로 없다. 무엇보다 꽃놀이 겸 캠핑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봄 시즌 캠퍼들의 최대 관심사다.

경기 용인 반딧불캠핑장은 모든 사이트가 벚꽃 뷰로 유명하다. 수도권에 자리하여 접근성이 좋고, 일반 캠핑 사이트부터 차박이 가능한 사이트까지 두루 마련되어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일반 캠핑 사이트의 경우 일부 벚꽃이 덜 보이는 곳이 있다고 하니 예약 때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경기 안성에 자리한 비봉산캠핑장은 봄이면 벚나무와 형형색색의 꽃들로 아름다운 곳이다. 남녀노소 가볍게 산책 가능한 1시간 코스의 비봉산 등산로가 있고, 국내 최대 종합식물원인 한택식물원도 들러볼 수 있어 인기다.

의정부 다락원캠핑장은 웅장한 모습의 대형 벚나무가 인상적이다. 벚꽃 화려하게 피어 있는 수백년령의 위엄 있는 벚나무와 도봉산의 기암괴석이 특별한 정서를 자아낸다. 잔디 사이트와 벚꽃 사이트가 있으며, 벚꽃 사이트는 많지 않으므로 예약을 서두르는 게 좋다.

강원도 홍천의 산으로캠핑장은 비발디파크와 함께 홍천의 대표 벚꽃 명소로 유명하다. 산과 벚꽃을 동시에 만날 수 있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들의 향연을 볼 수 있다. 인기 벚꽃 사이트는 3, 7구역 데크 사이트다. 경남 밀양 미르오토캠핑장은 캠퍼들 사이에 벚꽃 캠핑 성지로 불린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편의시설이 잘되어 있어 특히 가족, 연인 캠퍼의 선호도가 높다. 파쇄석 사이트와 데크 사이트가 있으며 하늘데크8번 사이트가 가장 인기가 많다.

 패딩 꼭 챙기세요

아무리 날이 따뜻해졌다고 해도 3~5월까지는 일교차가 커 저체온증의 위험이 있으므로 방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 옷은 얇은 옷을 여러 벌로 겹쳐 입는 방식으로 착용하고, 특히 해가 진 후 입을 경량 패딩은 꼭 준비할 것. 전기 매트나 침낭 등 난방에 유리한 용품도 가능한 한 준비해두는 게 좋다. 캠핑 용품 및 장비 사전점검은 필수다. 겨우내 창고 한쪽에 묵혀둔 캠핑 장비는 미리 꺼내 정비를 해야 한다. 텐트에 구멍 난 곳은 없는지, 곰팡이가 피진 않았는지 등 캠핑 장비를 미리 확인하자. 한동안 사용하지 않은 코펠 등의 식기류는 창고에서 꺼내어 세척 후 충분히 말려두도록 한다. 텐트 피칭 시에는 가능한 한 흙바닥은 피해야 한다.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지반이 약해진 경우가 많아 자칫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경남 진해의 벚꽃길. 홍유진 제공
경남 진해의 벚꽃길. 홍유진 제공

또한 주변에 낙석이나 붕괴의 위험은 없는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 캠핑장은 보통 숲이나 강가에 자리하므로 해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산에 인접한 곳이라면 따뜻한 날씨로 동면에서 깬 뱀에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벌 쏘임을 피하기 위해서는 원색 계열이나 화려한 색의 옷 착용,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는 게 유리하다.

△알아두면 좋아요

1 벚꽃 개화 예상 시기: 제주 3월16일, 부산 3월20일, 광주 3월24일, 대구 3월23일, 대전 3월29일, 청주 3월31일, 강릉 3월29일, 서울 4월2일, 춘천 4월5일(벚꽃 만개 예상 시기는 개화 예상일로부터 일주일 전후)

2 봄철 캠핑장 사전예약: 주말 이용 시 최소 1개월 전, 벚꽃 시즌 주말 이용 시 최소 2개월 전 예약이 유리하다.

3 캠핑&차박 시 주의사항: 자연공원, 하천, 해수욕장은 야영 및 취사 행위가 허가된 장소에서만 가능하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4 자나 깨나 불조심: 봄철에는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화기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담배꽁초, 전열 기구, 스토브 사용 주의.

5 일산화탄소 주의: 텐트 안, 차 안 등 밀폐된 공간에서 휴대용 가스스토브, 가스등, 가스 난방기 사용 시 일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가능한 한 밀폐된 공간에서의 가스용품 사용을 자제하도록 하자.
홍유진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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