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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누구냐 넌!

등록 2007-08-15 20:35수정 2007-08-15 20:37

텃밭과 황토집과, 눈에 보이지 않는 시원한 공기가 어우러져 한갓진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텃밭과 황토집과, 눈에 보이지 않는 시원한 공기가 어우러져 한갓진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매거진 Esc] 요리의 친구들

웰빙이라는 말이 싫고, 오가닉이라는 말이 싫다. 문자 그대로 ‘잘 살아 보자’는데, 유기농 같은 좋은 먹거리를 이용하자는데 싫어할 이유 없지만 그 단어 때문에 누군가 부당한 이득을 얻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누군가 그 단어를 이용하고 있다.(누구냐, 넌!) 웰빙에 동참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느낌, 유기농을 이용하지 않으면 지구의 암적인 존재가 되는 것 같은 느낌, 먹는 것 때문에 왕따 되는 느낌이다. 진정한 유기농이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농약을 하나도 뿌리지 않고 잘 키워서 만들어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한국으로 가져온다. 그게 유기농일까? 그 기름을 운반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기름을 써야 한다. 대기를 오염시킴은 물론이다. 웰빙이나 유기농을 거부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제발 그런 단어를 이용해 호들갑 떨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웰빙이란, 유기농이란, 내 주위에서 제철에 나는 음식을 조미료 많이 쓰지 않고 맛있게 먹는 것일 뿐이다.

내게는 다행히 집 근처에 ‘유기농 밥집’이 있다. ‘황토마루’라는 밥집인데 그저 음식이 소탈하고 맛있다. ‘황토’라는 이름이 자칫 ‘유기농을 자랑하는 웰빙 밥집’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긴 하지만 들어가 보면 유별난 것도 없다. 텃밭에서 키운 채소로 쓱싹쓱싹 비벼내 오는 무침이 맛있고, 곤드레비빔밥이 맛있고, 갓 지은 솥밥이 맛있을 뿐이다. 곁들이는 반찬도 고루 맛있다. 밥을 다 먹고 난 뒤 시원한 공기로 입가심을 하는 것도 좋다. 멀리 있다면 이렇게 좋지 않았을지 모른다. 동네에 이런 밥집이 있다는 걸 행운으로 여길 뿐이다. 분명 대부분의 동네에는 이런 밥집이 한둘 있을 것이다. 모두들 잘 찾아보시길.

김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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