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하루에 하나씩 즐거울 거리를 찾자

등록 2007-08-29 18:00

<일일일락>
<일일일락>
[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일일일락> 황인숙·선현경 지음, 마음산책 펴냄

일상은 날마다 반복된다. 하루하루가 똑같다고 하지만 같은 물이 두 번 흐를 수 없으니, 그 하루하루가 특별해지는 일이 아주 없을 수는 없다. 나의 오늘이 남의 그것보다 지루하거나 더 나쁘다고 생각해 버리기 일쑤지만 다른 눈으로 바라보면 즐거울 거리를 아예 찾을 수 없는 건 아니다. 어떤게 즐거울 수 있느냐고? 황인숙이 쓰고 신현경이 그린 <일일일락>을 보면 작은 즐거움으로 하루에 잠깐씩 미소 지을 거리를 찾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일일일락’이라는 말은 ‘하루에 한 가지 즐거움’이라는 뜻이다. 오늘을 어제나 내일과 구분해줄 수 있는 작은 이야깃거리들이다. 당연히 대단한 일도 없고 엄청난 깨달음도 없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잃어버린 시간’은 업고 업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업고 업히는 건 인간끼리의 가장 밀착된 자세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거리에서 어린애를 포대로 들춰업은 사람을 잘 볼 수 없다. 조카를 돌봐줄 일이 생겼을 때, 등이 굽고 허리가 굵어질까 염려한 작가는 절대로 업어주지 않았다. 이제 아이 엄마가 되고 보니 그때 조카에게 나쁜 이모였구나 생각한다.

‘쉘부르의 우산’은 비가 오는 날 무거운 짐을 들고 길을 걷다 우연히 음악 소리를 듣게 되었던 날의 이야기다. 갈 길이 바빠 결국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그 음악 소리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가 귓가에 계속 울리는 것 같았다. 노출증 환자로 몰렸던 한 남자의 울적한 사연이나, 오래전 좋아했던 뮤지션의 부고 소식, 심야 피시방에서 난처했던 기억…. 무용담이 되기엔 평범한 날마다 터지는 사건사고지만, 그 순간을 기억함으로써 그 순간은 하루의 즐거움으로 미소를 짓게 한다.

기억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다 똑같아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일상의 사건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이고 감정을 불어넣는 일은 일견 피곤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작은 것들이 모여 삶이 되고 내가 된다. 뭐, 직장생활이란 걸 하다 보면 사건사고 없는 안온한 일상이라는 것 자체가 귀해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이다혜 / 좌충우돌 독서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