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일락>
[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일일일락> 황인숙·선현경 지음, 마음산책 펴냄
일상은 날마다 반복된다. 하루하루가 똑같다고 하지만 같은 물이 두 번 흐를 수 없으니, 그 하루하루가 특별해지는 일이 아주 없을 수는 없다. 나의 오늘이 남의 그것보다 지루하거나 더 나쁘다고 생각해 버리기 일쑤지만 다른 눈으로 바라보면 즐거울 거리를 아예 찾을 수 없는 건 아니다. 어떤게 즐거울 수 있느냐고? 황인숙이 쓰고 신현경이 그린 <일일일락>을 보면 작은 즐거움으로 하루에 잠깐씩 미소 지을 거리를 찾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일일일락’이라는 말은 ‘하루에 한 가지 즐거움’이라는 뜻이다. 오늘을 어제나 내일과 구분해줄 수 있는 작은 이야깃거리들이다. 당연히 대단한 일도 없고 엄청난 깨달음도 없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잃어버린 시간’은 업고 업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업고 업히는 건 인간끼리의 가장 밀착된 자세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거리에서 어린애를 포대로 들춰업은 사람을 잘 볼 수 없다. 조카를 돌봐줄 일이 생겼을 때, 등이 굽고 허리가 굵어질까 염려한 작가는 절대로 업어주지 않았다. 이제 아이 엄마가 되고 보니 그때 조카에게 나쁜 이모였구나 생각한다.
‘쉘부르의 우산’은 비가 오는 날 무거운 짐을 들고 길을 걷다 우연히 음악 소리를 듣게 되었던 날의 이야기다. 갈 길이 바빠 결국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그 음악 소리
가 귓가에 계속 울리는 것 같았다. 노출증 환자로 몰렸던 한 남자의 울적한 사연이나, 오래전 좋아했던 뮤지션의 부고 소식, 심야 피시방에서 난처했던 기억…. 무용담이 되기엔 평범한 날마다 터지는 사건사고지만, 그 순간을 기억함으로써 그 순간은 하루의 즐거움으로 미소를 짓게 한다.
기억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다 똑같아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일상의 사건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이고 감정을 불어넣는 일은 일견 피곤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작은 것들이 모여 삶이 되고 내가 된다. 뭐, 직장생활이란 걸 하다 보면 사건사고 없는 안온한 일상이라는 것 자체가 귀해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이다혜 /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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