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니크는 아드리아해의 붉은 심장이다. 어찌 보면, 이 작은 성곽 도시의 지붕들은 빨간 하트를 닮았다.
[매거진 Esc]
아드리아해의 자랑,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최남단 도시 두브로브니크
아드리아해의 자랑,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최남단 도시 두브로브니크
“지상에서 낙원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두브로브니크(Dubrovnik)로 가야 한다”고 조지 버나드 쇼는 말했다. 낙원? 낙원은 좀더 자연스러운 곳이 아닐까? 피지나 몰디브 같은.
일생 단 한 번만 ‘휴가’를 떠날 수 있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두브로브니크을 선택할 것이다. 혹은,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 어딘가에서 살 기회를 준다면 두브로브니크의 어느 바닷가에 아담한 집 한 채를 지으리라. 누구나 낙원에 가보고 싶고, 살고 싶으니까 결국 버나드 쇼의 말이 맞은 건가?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나란히 누워 있는 것이 크로아티아다. 수도인 자그레브는 내륙에 있지만 대개의 도시들은 해안을 끼고 발달했다. 투명한 바다와 눈부신 햇살이야말로 아드리아해의 자랑. 우리에게 ‘달마시안 개’ 덕분에 잘 알려진 달마티아 지역이 바로 여기다. 달마티아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계속, 계속, 계속 내려가면 맨 끄트머리에 두브로브니크가 있다.
로마가 부럽지 않은 풍부한 중세 유산
아드리아해의 붉은 심장, 두브로브니크.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이자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지역이기에 심장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붉은 지붕으로 빼곡하게 들어찬 옛시가지와 성벽이 얼핏 하트 모양을 닮아 있기도 하다. 게다가 성곽의 3분의 2 가량이 바다를 끼고 있어 옛시가지의 붉은빛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완벽하게 보존돼 있는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돌고 나면 이 도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두브로브니크는 최근 몇 년 동안 서유럽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손꼽힌다.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이탈리아와 닮은 점이 많은 반면 물가는 저렴하고, 화창한 날씨와 맑은 바다, 맛있는 해산물 요리 등은 꼭 빼닮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는 풍부한 문화유산은 로마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덕분에 휴가를 보내려고, 혹은 짧은 패키지 여행으로 이곳을 찾는 유럽인들을 숱하게 볼 수 있다. 여름철에는 옛시가지를 가득 메운 인파에 숨이 막힐 정도다.
예전에 이곳을 다녀간 이들은 유럽 단체관광객들이 두브로브니크의 물가를 올려놓았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실제로 크로아티아의 다른 도시에 비해 입장료, 식사, 커피 등 물가가 비싸다. 하지만 일단 성벽 바깥으로만 나가면 다른 도시와 비슷하므로 식사나 술 등은 성벽 밖에서 해결하는 게 좋다. 어차피 숙소가 대개 성벽 밖에 있으므로 도시락만 잘 챙기면 비싼 식당을 탓할 일도 없다. 나른하고 지치는 오후, 성벽 안 노천 카페에서 즐기는 차 한잔이나 시원한 아이스크림은 그 물건에 값을 치르는 게 아니다. 광장 바닥에 깔린 돌이며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더 도드라지는 붉은 기와 그리고 그 사이를 채우는 눈부신 햇살에 대한 값이 아닐까?
중세시대, 두브로브니크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공화국에 대견되는 해양 도시국가로 성장했다. 높고 두꺼운 성벽도 외세의 침략에 대비해 쌓은 것. 성벽과 성 안의 건물, 골목길 등이 중세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덕분에 옛시가지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옛시가지만 여행하는 데도 최소한 이틀은 걸린다. 크로아티아 최남단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동 시간이 많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흘 정도는 잡아야 한다. 주변의 아름다운 섬들을 차례로 다녀오려면 일주일도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성벽 일주가 핵심, 최소 1시간은 걸려
첫날은 성벽 안을 두루 둘러보고 성벽을 일주한다. 두브로브니크 여행의 시작은 필레문이다. 문밖 버스정류장에는 단체관광객이 타고 온 버스들이 도착하고 출발하느라 바쁘다. 라파드 지역이나 도시의 다른 곳에서 옛시가지로 오는 여행객들도 모두 이곳에서 내린다. 15∼16세기에 만든 필레문을 통과하면 길게 뻗은 플라차 거리가 나온다. 옛시가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넓은 대로다. 성 안의 모든 길은 보행자 전용이다. 오노프리예바 샘에서 물줄기를 구경하고 플라차 거리를 따라 스폰자 궁전으로 간다. 플라차 거리의 동쪽 끄트머리 지점에 프랑스 무훈시의 대표작 ‘롤랑의 노래’의 주인공인 롤랑이 새겨진 기둥이 서 있다. 렉터 궁전과 대성당까지 보고나면 이미 지칠 만한 시간일 것이다. 항구로 나가 아담한 항구 풍경을 감상하며 다리쉼을 충분히 하자. 다음은 성벽 일주가 기다리고 있으므로.
두브로브니크 여행의 핵심이 성벽 일주다. 필레문 옆과 항구 근처에 성벽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일주하는 데 최소 1시간은 걸린다. 성벽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등 여유를 부린다면 두세 시간은 쉽게 흘러버린다.
시간이 없다면 성벽을 남북으로 이등분했을 때 북쪽 코스를 도는 게 좋다. 북쪽은 지대가 높아 성벽 안의 구시가지와 바다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남쪽 코스는 바다를 끼고 있어 시원한 경치가 일품이다. 필레문에서 바로 북쪽에 보이는 높은 성곽이 성벽에서도 가장 높은 민체타 요새로 발아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시내 전망이 멋지게 펼쳐진다. 붉은 지붕과 성벽 너머의 푸른 바다를 한 장의 사진에 담기에 가장 좋은 포인트. 성벽은 두브로브니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라서 늘 사람이 많다. 10월에는 단체여행객이 줄어서 어느 시간대라도 괜찮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아침 일찍 혹은 해질녘에 찾는 게 좋다.
10월에 해수욕을 즐길 수도
둘째 날은 가까운 섬을 다녀오고, 셋째 날은 해수욕을 하거나 성벽 안의 좁은 골목들을 순례한다. 10월이라도 날씨가 좋은 대낮에는 물에 들어가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옛시가지 항구 옆으로 작은 모래 해변이 있고, 나머지는 대부분 바위 해변이다. 옛시가지에서 돌을 던지면 닿을 것같이 가까이 있는 로크룸은 온통 나무로 뒤덮인 초록 섬이다. 산책로가 많고 바위 해안에서 일광욕이나 해수욕을 하기에도 좋다.
두브로브니크(크로아티아)= 김숙현 여행작가 pararang@empal.com
플라차 거리의 동쪽 끄트머리 지점에 ‘롤랑의 노래’의 주인공인 롤랑이 새겨진 기둥이 있다.
허브 포푸리와 올리브오일은 두브로브니크의 기념품으로 적당하다.
골목길에는 빨래가 어지러이 걸려있다. 습기가 채 가시지 않은 빨래의 색감은 두브로브니크의 색감과 잘 어울린다.
중세시대, 두브로브니크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공화국에 대견되는 해양 도시국가로 성장했다. 높고 두꺼운 성벽도 외세의 침략에 대비해 쌓은 것. 성벽과 성 안의 건물, 골목길 등이 중세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덕분에 옛시가지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옛시가지만 여행하는 데도 최소한 이틀은 걸린다. 크로아티아 최남단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동 시간이 많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흘 정도는 잡아야 한다. 주변의 아름다운 섬들을 차례로 다녀오려면 일주일도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성벽 사이로 드러난 옛항구.
노천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도 즐겁다.
옛시가에 저녁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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