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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뻔뻔한 매력

등록 2007-11-08 11:00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
[매거진 Esc] 김중혁의 액션시대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2007)

세상의 모든 액션은 가능한 액션과 불가능한 액션으로 나뉜다. 그 외의 액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가능과 불가능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청룽의 액션은 실제론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불가능에 가깝다. 시도해 볼 순 있지만 죽을 확률이 높다. 홍콩 무협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 액션은 현실적으론 불가능하지만 와이어만 달면 누구에게나 가능하다.

우리가 액션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좋은 액션을 보노라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흐려진다.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한마디로 ‘멍 때리면서’ 보고 나면 현실의 모든 동작들이 멍하게 느껴진다.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은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기괴한 영화다. 포스터나 스틸사진에 실린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 ‘액션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코미디였다. 영화의 줄거리나 대사가 재미있다는 얘기가 아니라 액션 자체가 코미디다. 특히 이런 장면. 주인공이 차를 타고 질주한다. 맞은편에서는 악당의 승합차가 이쪽으로 돌진한다. 정면충돌 직전이다. 갑자기 주인공이 안전벨트를 풀고 총을 꺼내 든다. 빵, 빵, 총 두 발로 자신의 차 앞유리를 깬다. 다시 빵, 빵, 악당의 차 앞유리도 박살낸다. 그러곤 정면충돌. 주인공은 관성의 법칙에 의거하여 앞으로 날아가고, 악당의 승합차 속으로 정확하게 다이빙하여, 뒷좌석에서 어, 어,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악당들을 순식간에 제거한다. 그러곤 이렇게 중얼거린다. “안전벨트를 매야 할 놈들이 많군.” 이 황홀한 액션 장면을 함께 본 극장의 관객들은 대부분 배꼽을 잡았다. “하하하, 저거 뭐 하는 놈이야? 저게 가능하다고?”라며 웃었다. 불가능 100퍼센트의 장면을 가능성 100퍼센트로 만들어놓으니 웃음이 날 수밖에 없다.

김중혁의 액션시대
김중혁의 액션시대
영화에는 그런 장면이 한둘이 아니다. 클라이브 오언은 여주인공 모니카 벨루치와 섹스를 하며 악당을 쏴 죽이고(섹스를 잠깐 멈추는 게 그렇게도 힘든 일이란 말이오?), 스카이다이빙 와중에도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백발백중의 명중률을 과시하는가 하면, 총알의 꽁무니에다 불을 붙여 발사를 시키고…, 이게 말이 되냔 말입니까, 라는 물음은 이쯤 되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의 가장 큰 매력은 그 뻔뻔함에 있다. 불가능을 가능한 것처럼 꾸미는 대신, 불가능을 불가능한 것으로 표현한다. 영화 <매트릭스>가 액션영화의 혁명이었던 이유는, 아무리 불가능해 보이는 액션이라 하더라도 “이곳은 매트릭스 속이 아니겠소!”라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은 또다른 차원의 액션 혁명이다. 아마도 감독은 이렇게 마음먹었을 것이다. “뭘 귀찮게 매트릭스 같은 장소를 만들어, 대충 찍자.” 이 영화는 단순한 만큼 강렬하다.

김중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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