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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도 좋다만…

등록 2007-11-28 20:14수정 2007-11-28 20:15

[매거진 Esc] 탁현민의 말달리자
요즘 사람들은 간장 하나를 사더라도 품질 같은 것은 고민하지 않는다. 얼마나 진한지 얼마나 맛있는지보다는, 사려는 간장에 햇살이 담겨 있는지 아닌지가 구매의 중요한 이유가 된다. 고로, 나이키는 운동화 따위를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팔고 있으며, 소니는 전자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라이프를 팔고 있다는 어느 문화평론가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상품이 효용보다 이미지가 중요하게 되면서 사람도 그가 담고 있는 내용보다는 외형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사람들은 그의 내면, 그의 언변, 그의 행동력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스타일에 주목한다. 이 세기에 가장 불행한 인간은 능력이 없거나, 비전이 없거나, 인간관계가 형편없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이 없는 것이다. 지나가는 누구든 붙잡고 물어보라. 당신의 이상형을 말해주세요 했을 때 십중팔구는 “스타일 좋은 사람”이라 답하며 ‘아니 이렇게 당연한 걸 왜 물어’ 하는 표정을 지으실 테다. 180㎝ 이상의 키에 준수한 외모, 성격은 어쩌고 하는 사람들은 이제 없다. 그러니 이제는 밥을 먹어도 스타일이 있어야 하고 옷을 입었을 때도 스타일이 살아야 하고 말을 한마디 하더라도 스타일이 느껴져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말의 스타일을 만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우리가 햇살을 보고 산 간장에, 간장은 없고 햇살만 담겨 있다거나 새로 산 운동화에 끈은 빠져 있는데 당장 뛰고 싶은 열정만 있다면 그건 아니다 싶다. 오늘 이야기되는 스타일의 문제가 다만 외화된 이미지만을 이야기해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그러니 다수의 혹자들과 소수의 독자들이여, 모쪼록 스타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스타일을 단지 이미지만으로 생각하지는 말자. 어떻게 보일까보다 어떻게 말할까를 중심에 놓는다면 혹 스타일의 고민이 풀릴 수 있지는 않을까? 오늘은 말 달리자의 중간점검이다.

탁현민 한양대 문화콘텐츠 전공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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