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의 말달리자
[매거진 Esc] 탁현민의 말달리자
국내 유수의 약학대학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이름만 대서는 좀 헷갈리는 어느 제약회사에 아주 우스운 성적으로 입사하여, 지금껏 잘 사는 친구를 만났다. 누가 약사 아니랄까봐 자양강장 드링크제를 사가지고 찾아온 그와 함께 드링크를 마시다 물었다. “야 근데 이 드링크’가 왜 좋은 거냐?” 친구는 참으로 어이없다는 듯이 병의 뒷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길 봐, 타우린이 3000mg이나 들었잖아.” “타우린? 타우린이라는 게 그렇게 좋은거냐?” 나는 친구의 전문지식에 감탄하며 조심스레 다시 물었다. “아 이 자식 참 나, 뭔진 모르지만 3000mg이나 처넣었는데 그게 안 좋은 거겠냐 정말!!” 하기사, 이 친구 언젠가 내가 자일리톨이 왜 좋은지 물어 보았을 때도 이 따위로 이야기 했다. “야 핀란드 애들은 밤에 잘 때도 씹는다는데, 설마 핀란드 부모들이 안 좋은 걸 애들한테 주겠냐?” 하고 말이다.
때때로 누군가에게 질문을 받거나 상황을 설명해야 할 때가 생긴다. 그때마다 성의껏 친절하게 이야기해 주는 편이 가장 좋기는 하겠지만, 복잡한 과정이나 전문적인 내용을 설명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어떤 때는 아예 모르겠다고 손사래를 치거나 뭐 그런 걸 물어보냐고 면박을 주는 경우도 다반사다.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들은 그게 몇 번이건 무슨 내용이건 상대의 궁금증을 성실하고 친절하게 풀어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혹여 독자 본인께서 그런 인격자가 못 되신다면 어디 한번 이 친구의 화술을 참고해 보시라. 그러나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계속해서 이 따위로만 설명을 하거나 답을 하게 되면 언제부턴가 질문하는 사람이 당신의 전문성, 혹은 전문지식을 더는 신뢰하지 않게 된다는 사실 말이다. (너무도 당연하게 나 역시 그 친구가 추천한 약 같은 것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탁현민 한양대 문화콘텐츠 전공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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