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어디 가면 배우죠?

어디 가면 배우죠? / DSLR 기초에서 흑백 현상까지 카메라를 가르쳐주는 곳들

[매거진 Esc] DSLR 기초에서 흑백 현상까지 가르쳐주는 곳들

무역회사에 다니는 김 과장은 최근에 필름카메라를 장만했다. 아마추어 사진 경력만 8년째였지만, 얼마 전부터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일이 더 이상 재미 없어졌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흑백필름을 선택했다. 하지만 흑백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난처했다.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는 이 대리는 맡은 일 때문에 덜컥 카메라를 샀지만 머리만 더 아파졌다. 직장상사가 원하는 보도자료용 사진을 찍기에는 실력이 모자라 사진을 찍고 난 뒤 상사의 타박만 늘어난 탓이다. 결국 직장인을 위한 사진 강좌를 찾아봐야 했다.

3개월 전에 예약해야 하는 흑백 암실

김 과장처럼 좀 더 깊이있는 사진의 세계에 입문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홍대 복합문화공간 상상마당에 따르면 “흑백 암실을 대여하려면 3개월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다. 수많은 이 대리 역시 마찬가지다. 상상마당의 스튜디오 김일권(34)씨는 “작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 야외 사진촬영 행사 때 무려 100여명의 인원이 자원해 관광버스 세 대로 출사를 나갔다”고 전한다.

카메라에 대한 향학열을 따라 늘어나는 사진 배움터를 꼼꼼히 헤아려보자. 배우려는 이들의 수준과 지향에 따라 목마름을 채워줄 샘이 있다.

2007년 9월에 문을 연 상상마당은 일반인과 초급 사진 입문자는 물론 전문가를 위한 스튜디오와 사진 교육을 병행한다. 백제예술대학 사진학과 강용석 교수, 광고 사진가 고형모씨 등 전문가들이 흑백사진, 스튜디오 인물사진, 야외촬영 등에 관해 강의한다. 흑백필름 암실의 확대기(필름을 사진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프린트 장비) 열 대와 스튜디오의 데이라이트 조명(Daylight, 태양광을 기준으로 만든 조명), 텅스텐 조명(Tungsten light, 백열광을 내는 텅스텐 선에서 나는 빛으로 만든 조명) 등 다양한 시설들이 구비돼 제품과 모델 촬영이 가능하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임대가 가능하다. (02-330-6229)

어디 가면 배우죠? / DSLR 기초에서 흑백 현상까지 카메라를 가르쳐주는 곳들

한겨레문화센터 사진 강좌는 전현직 사진기자들이 강사로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5년부터 시작한 사진 강좌는 작년 만해도 총 370여명이 수강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곽윤섭 기자의 사진클리닉, 류우종 기자의 미디어사진 입문, 손홍주 기자의 인물사진과 스튜디오 강좌 등이 있다. 최근에는 ‘잘 찍은 사진 한 장’의 저자 사진가 윤광준도 강사로 합류했다. 포토저널리즘에 대한 독특한 시각과 해석을 전수한다. (02-3279-0900)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의 문예아카데미에서는 1년에 두 번 필름카메라의 기초 과정을 운영한다. 오는 6월부터 6∼8주 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정인숙(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씨가 촬영의 기본을 강의한다. (02-739-6854)

복합 사진 문화공간들도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교실을 부지런히 열고 있다. 서울 종로구 관수동에 위치한 사진 문화공간 갤러리카페포스는 2006년부터 8개월 과정의 포스사진교실을 운영한다. 무료대관을 하는 공간답게 사진강좌 과정을 마친 수강생들은 갤러리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한다. 수강생과 일반인을 위한 대여 스튜디오와 수강생을 위한 암실이 설치되어 있다. (02-2264-2381)

니콘·캐논·올림푸스도 강의 진행

사진아트센터 보다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는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 유학한 강사진 15명이 순수사진, 다큐멘터리, 광고사진, 디지털사진 등을 가르친다. 흑백사진, 디카 전문반, 리터칭, 스튜디오 라이팅 등과 비은인화(사진을 만들 때 음 감광재료에 의존하지 않은 인화)나 이일우 작가와 함께하는 현대사진여행 등의 특별한 수업도 맛볼 수 있다. (02-3474-0013)

이 밖에 니콘 포토스쿨, 캐논 아카데미, 올림푸스 아카데미, 엡손 포토 아카데미 등 카메라 제조회사들도 자사의 카메라 100% 활용법과 함께 사진에 관한 기초 강의를 진행 중이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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