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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덜덜, 하이브리드로 바꿔?

등록 2008-07-02 18:42수정 2008-07-06 11:47

국내에 출시된 하이브리드 자동차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위쪽)과 도요타 렉서스 RX400h.
국내에 출시된 하이브리드 자동차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위쪽)과 도요타 렉서스 RX400h.
[매거진 Esc] 자동차 전문가 2인의 메신저 토크
도요타의 렉서스 RX400h와 혼다 시빅, 친환경 약점 많지만 혜택도 많다네

‘점잖은 시승기는 가라, 솔직한 토크가 온다.’ 새로운 자동차면의 모토입니다. 더 솔직하고, 더 가감없는 자동차 얘기를 전하려고 이번호부터 자동차를 둘러싼 수다를 채팅으로 풀어보는 ‘자동차 토크’를 시작합니다. ‘자동차 토크’는 <모터트렌드> 이경섭 편집장(대화명 모터 리)과 <비비시 톱기어> 김우성 편집장(대화명 기어 킴)의 메신저 채팅으로 진행됩니다. 자동차 토크의 첫번째 주제는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관심이 높아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입니다.

정리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기어 킴 : 와, 요즘 기름값 때문에 신경 쓰는 게 있어요. 시승차에 미리 넣어준 기름 내에서 시승을 끝내는 거.

모터 리 : 맞아요. 얼마 전에 레인지로버 디젤 시승차를 타고 거제도에 다녀왔어요. 100ℓ쯤 되는 기름탱크를 꽉 채워서 갔다 오는데 기름이 떨어져서 반쯤 넣으니 10만원이 훌쩍 넘던데요. 손이 후덜덜.


정말 지구를 지켜줄 것인가

기어 킴 : 이런 시기에 하이브리드가 분명 강점은 있어요. 유럽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는 도요타 마케팅의 승리라는 폄하가 일부 있긴 했지만, 어쨌든 특히 소형 엔진에서는 성과를 거둘 만한 방안이라고 봐요.

모터 리 : 장점이 있긴 하겠죠. 하지만 솔직히 저는 좀 부정적인 편이에요. 저는 하이브리드가 굉장히 과도기적인, 그것도 단기적인 파워트레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 몇 년간은 그게 아니다 싶기도 해요.

기어 킴 : 하이브리드는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처럼 완성된 파워트레인이 아니죠. 보조 역할을 해주는 시스템일 뿐이거든요. 하이브리드를 파워트레인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이건 아니라고 할 수밖에 없지만 보조 시스템으로서의 가치는 상당히 있다고 봐요. 하이브리드 개발을 통해 갈고닦은 기술, 예컨대 배터리나 주행 중 자동으로 충전되는 체제나 그런 모든 게 궁극적인 전기차에 접목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하이브리드의 의미가 있을 거고.

모터 리 : 실제로 하이브리드가 지구를 지켜주는 데 일조하는가에는 부정적 의견이 더 많거든요. 궁극적인 시스템은 분명 아니고 사실 자동차라는 거 자체가 반환경적인데 거기에 뭔가 첨단 기술을 더한다고 갑자기 친환경이 될 리는 만무하죠. 바이오연료라는 것도 그래요.


도요타 렉서스 LS600hL의 하이브리드 구동 원리를 보여주는 엔진 누드 사진.
도요타 렉서스 LS600hL의 하이브리드 구동 원리를 보여주는 엔진 누드 사진.
기어 킴 : 친환경 면에서는 약점이 있다는 거 인정.^^ 바이오연료는 정말 반대예요. 식용유를 정제해서 자동차 연료로 만들어 쓰는 건데 친환경이라고 해서 한때 반향을 일으켰지만 그것 때문에 자칫 아마존 밀림의 70%가 사탕수수밭, 옥수수밭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모터 리 : 바이오연료의 문제는 그뿐 아니라 먹는 걸 가지고, 소하고 차하고 사람이 다퉈야 한다는 데 있죠. 사람이 먹을 곡물을 가지고 소 사료도 만들어야 하고, 차에 먹일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데도 써야 하니까요.

기어 킴 :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도요타가 선두로 올라선 결정적 배경은 THS2라고 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이죠. 두 개의 엔진을 굴리는 병렬 시스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는 시속 40㎞ 이하에서 전기모터만으로 구동이 충분하고, 구동하는 동안 충전과 에너지 발산이 유기적으로 진행되는 시스템이지만 혼다의 하이브리드는 철저히 보조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죠.

모터 리 : 아직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는 아주 미미하잖아요.

디젤 하이브리드가 짱이라네

기어 킴 : 올 들어 고유가 때문에 도요타 렉서스 RX400h 판매가 작년보다 늘었다고 해도 5월까지 50여 대예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하이브리드라는 걸 애써 떠올리지만 않으면, 시동 걸 때 빼고는 일반 가솔린 차랑 큰 차이는 느끼기 힘들어요. 시동 걸 때는 계기판에 ‘레디’(Ready)라는 등이 켜지는 거 빼곤 아무런 진동조차 없어요. 렉서스 하이브리드는 경제성을 물론 고려하지만 거기에 올인하지는 않기 땜에 연료절감 효과 최고라고 하기엔 그래요. 대신 3.0ℓ 가솔린 엔진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4.0ℓ 엔진 이상의 힘을 내죠. 배기량이 적을수록 연료절감 효과는 뚜렷해요.

모터 리 :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올라가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봐요. 미국의 판매 증가는 미국 여러 주에서 환경법안을 무척 까다롭게 개정하기 때문이거든요. 미국인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좋아한다기보다는 법규 때문이고, 또 하나는 지구를 지키는 데 일조한다는 사회·도덕적 자부심 같은 거 때문이랄까요. 디캐프리오가 도요타 프리우스를 타면 친환경주의자처럼 보이잖아요. 마케팅적 측면이 엄청 커요. 도요타의 전략이 얄밉긴 하지만 그게 잘못됐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모든 자동차 브랜드의 화두가 친환경으로 가는 거니까.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엔진.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엔진.
기어 킴 : 하이브리드 때문에 도요타는 친환경적인 브랜드가 됐죠. 미국에서의 성공은 미국이라서 그런 거예요. 그걸 절묘하게 쓴 도요타가 천재고. 어쨌든 10년을 하루같이 하이브리드에 몰입한 끈기랑 기술력은 인정하고도 남을 일이죠. 도요타에게 프리우스는 뿌듯한 결과물이죠. 하이브리드에 대해 코웃음치던 미국이나 유럽 브랜드도 요샌 태도가 달라졌잖아요. 도요타 뒷담화를 해왔지만, 정작 프리우스를 후려칠 대안을 내놓지 못했어요.

모터 리 : 차세대 파워트레인은 오늘날까지 만날 그놈의 ‘실용화 단계’에만 머물러 있죠. 양산차 한 대 만들지 못한 채 말이죠. 그런 면에서 유럽 메이커들이 굉장히 실용적이긴 했어요. 향후 당분간 첨단 디젤을 대체할 장치가 나오긴 힘들다는 생각이에요. 중요한 건 효율성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디젤은 대단한 강점이 있어요. 디젤 하이브리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실은 그쪽에 더 관심이 가서요.

기어 킴 : 사실 디젤 하이브리드가 짱이죠. 폴크스바겐이 그거 한다고 몇년 전에 한번 달렸었는데 갑자기 뜸해져 버려서 답답했어요. 공룡기름으로 만들 수 있는 최상의 파워트레인은 단연 디젤이죠. 현재로서는 가장 일상화된 모범답안이 첨단 디젤이라고 생각해요. 첨단 디젤을 거치면서 순수 전지차로 서서히 가야 하는 게 아닐까. 이 모든 게 해답을 찾기 위한 과도기, 시행착오기겠죠. 앞서 말했듯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훌륭한 보조 시스템이고. 디젤과 하이브리드를 결정적으로 연결하면 훌륭할 거 같아요.

모터 리 : 국내에서 하이브리드가 성공하려면 두 가지가 먼저 선결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하나는 강제적 법규 또 하나는 환경에 대한 인식. 물론 이것보다 더 힘센 조건은 ‘국산 하이브리드카의 등장’이겠지만요. ㅋ

가장 강력한 대안인 건 분명

기어 킴 : 하이브리드는 과도기적 보조 기술 맞아요. 100%. 근데 그 과도기가 너무 오래가요. 나중에 우리 손주 세대에 가서 돌이켜보면 지금의 이 과도기가 길고 긴 자동차 역사에서는 그리 길지 않은 걸 수도 있지만.

모터 리 : 프리우스도 들어온다고 하고, 하이브리드가 약간은 시장이 넓어질 듯도 한데. 웃긴 건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같은 차가 우리 법규 같은 상황에서도 혜택이 엄청 있는데도 사람들이 전~혀라고 할 만큼 그 사실을 모른다는 거죠.

기어 킴 : 프리우스랑 현대 하이브리드가 관건이죠. 하이브리드는 여러 차례 말했듯 자동차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안인 건 분명해요.^^

모터 리 : 거기에 이런 수식어를 붙여야죠. ‘현실적인’. 또 현재로선 실용화 단계를 넘어서 유일하게 양산되고 있으니까. ‘유일한’이라는 수식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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