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불가리 리조트. 김형렬 제공
[매거진 esc] 김형렬의 호텔에서 생긴 일
21세기 신혼여행의 꽃 ‘풀 빌라’ 1박에 100만원 이상도 ‘수두룩’
21세기 신혼여행의 꽃 ‘풀 빌라’ 1박에 100만원 이상도 ‘수두룩’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온 가족들이 어디로 놀러 갈지 갑론을박 얘기꽃을 한창 피울 때다. 30년 전쯤 대천해수욕장의 ‘부로꾸’로 지은 민박집에서 버너로 밥 짓고, 수박씨 퉤퉤 뱉으며 여름나기를 했던 시절에서, 5성급 럭셔리 리조트의 가든 뷰냐 오션 뷰냐를 놓고 주판알 튕기는 시절로 와 있다.
이젠 휴가철 또는 허니문에 리조트란 말이 새롭지도 않다. 얼마나 더 럭셔리하냐 혹은 남들 안 가본 데가 어디냐가 화제의 중심이다. 한국판 브란젤리나 장동건·고소영 짝이 허니문으로 머물렀던 발리의 불가리 리조트가 네이버 쇼핑검색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고, 피지·뉴칼레도니아·타히티 보라보라섬 등의 해변 리조트도 낯설지만은 않다. ‘PPL’(Product Placement: 제품간접광고)이란 마케팅 계략에 낚인 우리들의 초상이지만 또 우리들의 욕망이기도 하니.
리조트(resort)란 말의 뜻풀이. ‘-sort’는 순서를 정렬한다는 의미이니 ‘resort’는 ‘순서를 다시(re) 정리하다’이다. 되풀이되는 일상의 순서를 재정렬해 보자는 것, 즉 일상 탈출, 휴양지란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리조트는 일과 동떨어진 모든 것을 제공하는 곳이다. 숙과 식은 기본이고, 놀이가 있어야 한다. 자연경관도 있고, 역사유적도 있으며, 테마파크도 제공된다. 카지노도 있고, 온천과 스파도 있으며, 스키·골프 등 자연과 함께하는 스포츠도 포함된다. 물론 쇼핑도 빠질 수 없다.
해변을 낀 비치리조트는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리조트의 전형이다. 바다가 빠진 리조트는 왠지 ‘앙꼬 빠진 찐빵’ 같다. 괌, 사이판, 그리고 필리핀의 세부와 보라카이, 타이의 파타야 또는 푸껫, 인도네시아 발리 등이 유명한 것은 모두 비치 리조트 덕이다. 그중에 파타야·발리 등은 월남전 때 미군 휴양지로 서방에 유명해진 뒤 아시아로 역수입된 곳들이다. 특히 발리는 섬이라 수많은 비치 리조트가 있지만, 해수욕이 아닌 서핑을 하는 장소란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리조트는 대개 비싸다. 세계 최고 갑부 빌 게이츠도 주식을 갖고 있다는 럭셔리 브랜드 ‘포시즌스’의 발리 짐바란의 경우 침실 1개짜리 빌라가 1박에 100만원을 넘는다. 장-고 짝이 초야(?)를 치른 불가리 리조트도 그 이상이다. 이들 럭셔리 하이엔드 급의 경우 개인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독채 빌라 형식이어서 특히 비싸다. 이런 곳들을 풀 빌라(pool villa)라 하는데, 21세기 신혼여행의 꽃이란다.
하지만 대형 리조트를 싼 맛에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다. ‘스트립’(strip)이라 불리는 리조트가 모인 동네에 가면, 수영장과 테마파크를 갖춘 유명 리조트가 주중에는 100달러대 헐값으로 나오기도 한다. 리조트 피(resort fee)라고 하여 시설 사용료를 내는 곳도 있으니 약간의 주의도 필요하다. 프랑스 지중해변의 니스와 칸도 대표적인 해변 휴양지인데, 특히 니스는 숙박과 식사 등이 저렴하니 도전해 볼 만하다.
리조트 예약할 때 주의할 점. 예약 마감일이 매우 이르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호텔은 하루 전날까지 취소를 받지만, 고급 리조트일수록 마감이 일러 1개월 전 혹은 15일 전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만약 결제 뒤 이 기간 전에 취소를 못 하면, 자보지도 못하고 1박 요금(포시즌스의 경우 100만원)을 위약금으로 날리니 주의가 필요하다.
김형렬 호텔자바 이사 www.hoteljava.co.kr
김형렬의 호텔에서 생긴 일
김형렬 호텔자바 이사 www.hoteljava.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