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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즐겨요, 유기농 웃음

등록 2010-12-30 15:40

esc를 누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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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 한해 웃느라 고생들 많았습니다. 기가 막혀 웃고 황당해서 웃고 열받아서 웃고 웃을 일 참 많았습니다. 대개 웃음은, 눈치 없이 듣지 않고 떠들기만 하는 ‘황당 시추에이션’ 덕분이었습니다. 행방불명으로 군대 안 간 정치인은 연평도에서 군복 입고 보온병 탄피 들고 방송에 나왔습니다. 역시 미필 대통령은 가죽점퍼 군복 걸치고 벙커에 자주 들어갔습니다. 유례없이 단독 특별사면 받은 재벌 회장이 “모든 국민이 정직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인권위 실종 사태를 낳은 인권위원장은 “인권위는 가장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그맨들은 막강한 경쟁자들 앞에서 무력했습니다. 어떤 개그를 들고 나와야 저들을 넘어설 수 있겠냐며 좌절감과 패배감에 몸부림쳤습니다. 지상파 방송사 공개 개그 프로가 줄줄이 폐지된 까닭도 의심스럽습니다. 경쟁자들의 탄압도 막강했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공정사회 표어 속에 힘없이 사라져갔습니다. 매일 터져나오는 뉴스로도 충분히 웃은 사람들은 방송 코미디를 찾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매일 웃느라 고생하면서도 웃음이 마려웠습니다. 쓴웃음, 비웃음, 헛웃음들만 가득했습니다. 진짜 웃음 시원하게 웃어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배터지게 먹어도 불량식품은 불량식품일 뿐입니다. 〈esc〉가 절박하게 유기농 참살이 웃음을 준비한 까닭입니다. 한 입만 먹어도 참맛을 알아챌 수 있는 행복한 웃음입니다. 그들만의 버라이어티쇼에 맛들어버린 입맛을 〈esc〉 웃긴 사연으로 헹궈내셨으면 합니다.

순박하고 귀여운 아이들이 전하는 깨끗한 웃음, 평범한 서민들의 아옹다옹 삶 속에서 벌어지는 화끈한 폭소,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부부들의 따뜻하고 은은한 사랑이 느껴지는 즐거운 미소 등. 〈esc〉 독자들께서 보내주신 웃긴 사연으로 〈esc〉팀은 넘치도록 행복했습니다. 연말특집 웃긴 사연 콘테스트를 준비하며 사무실은 웃음이 넘쳤습니다.

〈esc〉 기자와 외고 필자들도 즐겁고 따사롭고 때로 포복절도 황당한 이야기들로 지면을 꾸며주셨습니다. 여행하고 음식을 먹으며 영화를 만들며 티브이를 보며 빵 터졌던 나름의 사연들을 골고루 모아줬습니다. 이번호는 웃음 그 자체입니다. 맘껏 즐겨주시길….

유혈사태는 우리 곁에서 호시탐탐 때를 노립니다. 웃음이 그친 곳에서 유혈사태는 다시 우리를 위협할 겁니다. 웃어야 살 수 있습니다. 웃지 않으면 울어야 합니다. 웃으며 희망찬 새해 맞이합시다.

김진철 〈esc〉 팀장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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