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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행복하면 우리도 즐거워집니다

등록 2011-07-28 11:06

코끼리쇼와 트레킹, 시내 구걸, 베어낸 나무 운반에 시달리던 아시아코끼리들을 구출해 보호하는 코끼리자연공원에선 코끼리 37마리가 오순도순 살아간다. 왼쪽의 민트라(Mintra)는 16살. 4살 적 벌목된 나무를 나르던 엄마 코끼리를 따라다니다 다리를 다쳐 절룩거리지만, 어울려 다니는 코끼리들 사이에서 리더 구실을 당당히 해낸다. 수줍은 표정의 매 타 쿄우(Mae Dta Keow·초록색 눈을 가진 코끼리·46살)는 몸과 마음을 모두 다친 채 이곳으로 왔다. 그리고 이곳에서 행복을 되찾았다. 그들을 아끼는 자원봉사자와 여행자들이 있기에….
코끼리쇼와 트레킹, 시내 구걸, 베어낸 나무 운반에 시달리던 아시아코끼리들을 구출해 보호하는 코끼리자연공원에선 코끼리 37마리가 오순도순 살아간다. 왼쪽의 민트라(Mintra)는 16살. 4살 적 벌목된 나무를 나르던 엄마 코끼리를 따라다니다 다리를 다쳐 절룩거리지만, 어울려 다니는 코끼리들 사이에서 리더 구실을 당당히 해낸다. 수줍은 표정의 매 타 쿄우(Mae Dta Keow·초록색 눈을 가진 코끼리·46살)는 몸과 마음을 모두 다친 채 이곳으로 왔다. 그리고 이곳에서 행복을 되찾았다. 그들을 아끼는 자원봉사자와 여행자들이 있기에….
아시아의 멸종위기 동물들과 함께하는 공정여행 2.0
‘위기의 동물’ 시리즈 ① 아시아코끼리

esc·트래블러스맵 공동기획

불편했다, 마음이. 5년여 전 이맘때, 중국 서북부 지역 아름다운 산속 깊은 곳에 있는 멋진 공연장에서는 ‘쇼’가 한창이었다. 소수민족의 전통 사냥과 물놀이를 소재로 한 쇼. 공연장은 쾌적했다. 스스로 물었다. 도대체 왜 불편한 거지? 공연장을 들어서고 나오며 마주친 그들의 삶 때문이었다. 산 곳곳에서 나름의 삶을 유지하며 살아가던 그들은 그 터전을 관광객들에게 내주었다. 이제 산에 난 길가에 나앉아 관광객과 사진을 찍고 어디에서 만들어진지 모를 기념품을 안겨주고 돈을 요구한다.

한국과 현지의 여행사들은 오지 여행 패키지 상품을 박리다매하고 관광객은 몰려든다. 그들로부터 세금을 받는 지방정부는 소수민족에 기생하는 셈이다. 소수민족은 그들의 삶터에서 밀려난다. 삶터는 재빨리 관광지로 진화해간다. 소수민족의 특색있는 전통은 빛을 잃고 거기가 거기인 관광지로 변해간다. 흔하디흔한 대형 호텔과 리조트, 전통문화 쇼, 야생동물과 사진 찍기 등…, 모두 비슷하다.

마음이 조금 덜 불편한 여행이 나왔다. 공정여행, 책임여행, 지속가능한 여행, 착한 여행, 윤리적 여행….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환경을 중시하고, 야생동물과 여행지를 보존하며,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여행이다. 뜻은 좋다. ‘아, 이런 여행이!’ 하면서도 이내 고민에 빠져든다. 양보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여행은 고행이 되지 않을까? 200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도 공정여행이 널리 알려졌지만, 수요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여행의 본질은 만족시키지 못한 채 명분만을 외친다고 여행자들이 발길을 돌릴 리 없다. 지속가능한 여행마저 대형 여행업체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삼기 시작한 판이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추구하는 여행업체들이 도리어 사업의 지속가능성 자체를 고민하고 있다.

여행의 본질에 충실한 공정여행은 없을까? 즐겁고 보람차면서도 쉼이 있는…. 아이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여행에 떠나면서도 망설여지지 않는…. 공정여행 2.0의 도래는 그래서 기쁘다. 고민 없이 흔쾌히 이거다! 싶을 만큼 만족할 만하다.

물론 여느 휴양지의 리조트만큼 화려하지도 편안하지도 않다. 그러나 당신이 걱정할 만큼 불편하지는 않다는 게 1차 결론. 그리고 마음은 어느 때보다 덜 불편했고, 기대보다는 더 편했다는 것이 2차 결론. 무엇보다 즐거운 경험과 추억으로 머릿속이 지금까지 꽉 차 있다는 3차 결론. 패키지 상품보다는 아주 조금 더 비용이 들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는 4차 결론.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할 것만 같았는데, 이제 멸종 위기에 처한 아시아의 동물들을 만나러 이달부터 10월까지 넉달 동안 매달 떠난다. 그 주인공들은 아시아코끼리, 오랑우탄, 돌고래, 말레이곰. 이제 만나러 갑시다!


치앙마이(타이)=글·사진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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