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처세 베스트셀러 작가 사장S의 충고
회사는 이익 위해 존재한다는 냉혹한 진실
가 대범하게 한 중견기업의 사장 S를 불러냈다. 직장 처세 책을 펴내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린, 처세판에선 알 만한 이들은 다 아는 거물급 인사다. 묻고 싶었다. 직장생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사원에서 시작해 사장까지 해봤으니 당신은 뭔가 알고 있지 않겠는가. 이러저러한 권유와 충고, 다소 힘 빠지는 듯했다. 냉혹한 현실은 안드로메다로 탈출하지 않는 이상, 벗어날 수 없다. 듣고 있나, 직장인들이여! 유에프오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 그게 아니라면, 정(신)줄 놓지 말고 사장 S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는 거.
직장은 ① 공동의 목표를 갖고, ② 모여서 일하는 곳 → 공동의 목표라는 것, 기업에서는 1차 목표가 이익 창출이지. 그 목표에 동의가 돼야 하는 거야. 둘째, 모여서 일하는 게 그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있으니까 그렇게 하는 거야. 이 두가지를 부정할 거면, 직장에 있으면 안 되지. ‘전문직 하면 된다’고? 전문직 모여 만든 병원 가면, 전문적으로 자기 일만 하면 될까? 아니야. 전문직이 모인 병원에서 일하는 건, 직장 조직이랑 꼭 같다고. 내 일만 제대로 하면 된다는 사람들? 혼자서 재주껏 회사에서 자리잡고, 승진해 올라가 보라고 해.
조직생활 능력은 100% 후천적 노력 → 직장생활 해나가는 능력은 인간 어느 누구나 ‘제로’에서 시작해 키워나가는 거야. 그러니까 노력을 투입할수록 그 능력은 커지는 것이지. 직장에 있는 상사도 후배들에게 그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잔소리, 쓴소리 해줘야지. 그런 사람 솔직히 만나기 싫잖아? 그래도 잘난 척하지 말고 몸 낮춰 잘 들어둬. 낙하산 아니라면 상사 자리까지 올라간 데 이유가 있을 것 아니야. 정 없으면 그것도 안 해. 그저 멀어질 뿐.
우리도 태도를 채용한다 →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 종업원 지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저가항공사야. 이 사람들의 면접 방식이 어떤지 알아? 한 조를 만들어, 한 명씩 돌아가면서 발표하도록 하지. 면접관들은 발표자를 보고 있지 않아.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지. 그들의 채용 원칙, 슬로건이 바로 ‘우리는 태도를 채용한다’야. 다른 사람 이야기 안 듣고 지겹다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 회사 들어와 회의에선 어떨까? 도덕군자 이야기이지만, 이런 이유로 겸손, 경청 등의 태도와 습관이 중요하다는 거지. 바로 이런 능력을 후천적으로 노력해 키울 수 있는 거고.
회식 말고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자리잡지 않았다면, 군말 말고 따라나서길 → 외국계 회사가 회식이 많지 않은 이유? 회식 말고도 소통 경로가 견고하기 때문이지. 그게 없는데, 회식은 안 했으면 좋겠고, 안 하는 게 부럽다고? 소통은 딱 성공하고 싶은 기대치만큼 하면 돼. 성공에 대한 기대치 높지 않다면, 소통도 적당히 하라고. 외국계 기업에서 회식은 안 해도, 조직에서 살아남으려고 얼마나 대화를 많이 하는데. 한국 기업도 바뀌어가고 있지. 그런데 그게 아직 아예 사라지지 않은 문화라면, 따라나서.
상사와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직장이 있고, 먼저 떠나야 할 직장이 있지 → 직장을 꼭 한 군데만 고수해야 하는 건 아니야.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 문제고. 떠날 곳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나쁜 상사가 잠시 있는 직장은 떠날 곳이 아니야. 그가 잠시 있는 거라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고, 그 잠시 동안의 갈등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해나갈 필요가 있지. 나쁜 상사가 계속 자리잡고 있을 것으로 보이고, 상사의 상사가 그 나쁜 상사를 알아채지 못하는 직장이라면 떠날 선택을 할 수도 있어. 나쁜 사과를 골라내지 못하는 회사라면… 비전이 있겠어?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