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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색 오렌지? 또 실패하라고?

등록 2012-02-08 18:04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오렌지색의 유행 따라하기 벅차네
이것은 유행이 아니다

이정연 기자
이정연 기자
추운 날씨 무색하게 쇼윈도에 봄이 왔다. 윈도쇼핑 내내 ‘오렌지색’이 눈에 띄었다. 패션 관련 정보와 기사를 뒤져보니 ‘2012년 유행색’이 오렌지색이라던데, ‘과연 그렇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지난해에도 오렌지색은 대세 아니었던가. 강렬한 원색 계열의 유행에 섞여 형광 오렌지색 바람이 일었었다. 1년 전 이맘때 <월스트리트 저널>은 ‘오렌지 열병’(Orange Crush)이라는 제목으로 패션계 오렌지색 열풍 현상을 진단하기도 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황토색에 가까운 어두운 오렌지색이 유행한 때도 있었다. 2008년의 일이다. 자연주의, 유기농이 각광받으면서 흙색과 비슷한 짙은 주황색이 유행했다는 거다. 2005년에도 비슷한 이유(이때는 자연주의가 아니라 ‘대자연의 색’ 계열로 열풍이 일었다. 거기서 거기인 표현까지도 돌고 돈다.)로 오렌지색 인기가 높았다. 10여년, 오렌지색이 유행이 아니었던 시기를 찾기가 더 어렵다.

올해의 색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있다. 색상기업 팬톤과 아이시아이페인트(ICI Paints), 악조노벨NV(Akzo Nobel NV) 등이다. 다만, 이들이 내놓는 것은 올해의 ‘색’이지, 올해의 ‘유행색’은 아니다. ‘유행색’은 만들어진다. 수많은 패션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마치 그 색의 패션 아이템을 사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진다는 듯이. 많은 패션업체들은 유행색 옷을 찍어낸다.

팬톤에서 발표한 올해의 (유행할) 색은 탠저린 탱고(Tangerine Tango)이다. 붉은빛이 도는 오렌지색.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근심을 덜어줄 ‘에너지 넘치는 색’이라는 게 선정 이유다.(색상기업들은 롤러코스터 경기 침체와 회복이 없었으면 어찌 살았으려나) 리어트리스 아이즈먼 팬톤컬러연구소장은 “붉은색과 노란색이 결합된 색으로 따뜻함과 에너지를 불어넣어준다”고 했다.

다들 고민 시작할 게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입었던 ‘환타색 점퍼’ 빼고는 내 옷의 역사에 오렌지색은 없었다. ‘립스틱으로 포인트를 줘봐?’ 아니나 다를까 어떤 화장품 브랜드는 오렌지색 소품이나 옷을 가져오면 립스틱 값을 깎아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오렌지색 립스틱을 바르니 입술만 따로 둥둥 뜬 느낌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뭐에 홀린 듯 유행색 상품 사이를 기웃거리고 또 사 재낄 것이다. 그 뒤 남는 것은 아마도 한 계절 정도가 지나 내뱉는 후회스러운 한숨.


당신을 빛내줄 색은 있다. 유행색이 그 색이라는 보장은 없다. ‘컬러즈’의 조은주 컬러컨설턴트는 “유행색이라고 누구나 다 어울릴 수는 없고, 그것만 무작정 좇다가는 시간과 돈 모두 낭비하게 된다. 올해 유행한다는 오렌지색은 얼굴빛이 밝고 약간 노란 기가 있는, 연예인으로 치면 한효주나 이연희 정도의 피부색을 가진 사람이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한효주, 이연희 대목에서 오렌지 립스틱에 이어 다시 한번 냉정한 현실을 확인하게 된다. 오렌지색 옷 정 사 입겠다면, 일단 칙칙한 얼굴색부터 어떻게 해결해보자는 거!

이정연 기자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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