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유행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브랜드로 태어난 ‘래코드’ ‘슬로우 바이 쌈지’ ‘리바이스 워터리스 진’
지속가능한 친환경 브랜드로 태어난 ‘래코드’ ‘슬로우 바이 쌈지’ ‘리바이스 워터리스 진’
4월은 ‘지구의 달’, 22일은 ‘지구의 날’. 봄과 함께 패션 및 뷰티업계는 요란하다. 지구를 살리는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공병 수거 캠페인을 하고, 그린 티셔츠를 사면 일부 수익금을 환경 보호를 위한 단체에 기부한다고들 한다.
패스트 패션에 맞서는 슬로 패션이 이맘때 화제로 떠오른다. 쉽게 사고 버리는 옷보다는 소재와 제작 공정이 친환경적인 아이템들이 관심을 끈다. 반가운 일이지만, 의문이 든다. ‘그럼 나머지 열한달은?’ 유난스러운 지구의 날·달 이벤트를 보고 있자면 뒤따르는 의문이다.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친환경적임을 앞세운 ‘착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4월이 오면’ 얼굴을 디미는 ‘잠깐’ 착한 브랜드들도 적지 않다. 수익에 큰 보탬이 안 되는 환경 보호 이벤트까지 열어 지구 수호에 앞서는 기업들로서는 억울한 평가일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열한달 동안 어떻게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지는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또는 관심 갖는 사람들이 적다는 핑계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슈에서 비켜서 있는 패션업체들의 자발적인 책임 이행과 실천이 4월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데 따른 결론이다.
4월 맞이 패션·화장품기업의 ‘착한 브랜드’로의 변신을 마케팅 관점에서는 ‘에코 드라이빙’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친환경 마케팅 정책을 펼쳐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킨다. 이런 기업의 영업 행위를 마냥 타박할 일만은 아닐 수 있다. 옷을 입고 화장품을 바르는 당사자, 우리의 역할도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지 말자.
그나마 최근에는 소비 행위로 기업의 환경 보호 활동을 지지하고, 자발적으로 홍보를 하는 적극적인 소비자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 이런 소비자들을 겨냥한 기업들의 꾸준한 노력은 국내에서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재고로 쌓인 옷을 완벽하게 다른 옷으로 디자인한 ‘래코드’(RE; CODE). 보통 의류기업에서 재고 3년차 옷들은 이전까지 소각절차를 밟도록 했다. 옷감 낭비에, 소각 처리로 공기도 오염된다. 이랬던 ‘골칫덩어리’를 해체해 옷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전혀 다른 디자인의 옷으로 재탄생시킨다. ‘슬로우 바이 쌈지’는 버려진 신문지로 가방을 만든다. 식물성 염료로 색을 입힌 가죽을 활용한 제품도 있다. 청바지를 만들 때 쓰이는 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인 리바이스의 ‘워터리스 진’은 제작공정 자체를 개선해 지속 가능한 환경 보호가 가능해졌다.
이들 브랜드들의 지구 환경 보호 정책이 언제 뒤바뀔지는 모른다. 환경 보호를 비롯한 사회적 책임 이행은 기업 경영 환경이 나빠지면 가장 먼저 손을 대는 곳이기에, 이 불안감은 요즘 더해 간다. 그나마 4월 한달이라도 친환경을 위해 애쓰는 척하는 기업을 응원해야 하는 현실이 닥치지 않을까 하고. 착한 브랜드인 척 소비자의 마음을 얻었다가 배신하지는 않길 바랄 뿐이다. 1년 내내 지구의 달, 365일 지구의 날이 되면 해결될 법하다. 이런 공약 내세운 국회의원은 없지?
이정연 기자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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