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스디자인의 디자인조명 ‘톰’(TOM) 2. 두김디자인의 ‘아이스버그 메모 패드’ 3. 오아시스밥의 디자인조명 ‘문라이트’ 4. 더케이미디어의 조립식 목마 5. 스튜디오 블랭크의 안마 도구 ‘타피’ 6, 7. 우디자인과 스튜디오 모지에서 디자인한 ‘시계 페이퍼토이’와 ‘슈퍼롤’ 8. 문구용 집게에 입히는 디자인제품 ‘헬로 핸즈’
나오는 휴지
종이인형 시계 이색 디자인 제품들은 쉬지 않고 쏟아진다. 관련 제품을 파는 온라인·오프라인 가게는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머릿속을 번뜩이게 하는 것들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거의 모든 영역에 ‘디자인’이라는 말만 붙이면 없었던 것이 새롭게 탄생하는 듯한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디자인 제품으로 살아남기는 녹록지 않다. 디자인 실력만으로 승부를 보기에는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만만찮다. 예술 작품이 아닌 이상, 제품과 산업 디자인 종사자들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끊임없이 찾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런 고민에 머리를 싸매는 디자인업계 종사자들을 ‘인큐베이터’ 안에서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디자인 유관자들의 역할이다. 이런 역할을 지난 1년간 해온 서울 마포디자인취업센터에서 ‘창업스쿨’을 수료한 22개팀의 제품을 선보인다. 다음달 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마포구 동교동 디자인취업센터에서 열리는 ‘디자인 창업전-창을 열다’전에 전시될 제품들을 미리 엿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내일은 ‘디자인왕’이 되기 위해 디자인 실력과 제품력을 갈고닦아온 이들의 첫 발걸음은 경쾌하다. 재미가 없으면 죽음을!
디자인은 제품의 기능과 제대로 연결되어야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 그저 겉모양만 아름다워서는 요즘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없다. 그렇다고 기능만 강조하면 ‘꽝’인 제품이 되기 십상이다. 소소한 일상 속 제품이지만, ‘재미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들에 눈길이 한번 더 가는 이유이다. ‘우 디자인’의 김윤지, ‘스튜디오 모지’의 구석모 디자이너가 힘을 합쳐 만든 ‘슈퍼롤’은 사무실 책상 위 표정을 바꿔놓을 수 있는 제품이다. 엄청난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슈퍼롤은 두루마리 휴지를 담을 수 있는 제품. 겉에는 지구를 지키는 헐크나 아이언맨 등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속 히어로들이 등장한다. 헐크의 손바닥에 살짝 뽑혀 나온 두루마리 휴지는 무시무시한 헐크의 표정과 어울리지 않는다. ‘재미’는 여기서 나온다. ‘후스 디자인’의 이광후 디자이너가 전시에 내놓은 ‘왓 타임 이즈 잇 나우’(what time is it now?)라는 이름의 시계는 숫자판의 배치를 물음표로 만들어 놓았다. ‘몇시지?’의 물음표(?)를 시계로 형상화한 것. 작지 않은 숫자는 시계를 보는 데도 큰 불편함이 없다. 까맣고 하얀 시계는 벽에 걸어놓았을 때 이색적인 예술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김윤지, 구석모 디자이너가 만든 ‘시계 페이퍼토이’ 역시, 개구진 표정의 종이 인형들이 시계인 척한다. 숫자판이 없는 탓에, 전자시계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없을 것 같지만 톡톡 튀는 일상의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웃음을 줄 수 있는 디자인 시계이다. 튀는 디자인에
기능성 고민하는
젊은 창의력 경연 당신의 손으로 완성되는 디자인
‘더케이미디어’의 임호림 디자이너는 아이들을 위한 동물 모양의 목마를 내놓았다. 강아지부터 코끼리, 낙타로 제품 시리즈를 이어간다는 계획의 이 제품은 조립식이다. 격자 짜임 구조를 활용해 만들어 부모가 조립할 수 있도록 했다. 다리 부분에 바퀴나 목마용 지지대를 달 수 있도록 했다. 이 제품을 만든 임호림 디자이너는 “아이가 태어난 뒤 직접 뭔가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디자인 제품이 아닌 애플리케이션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김경중 디자이너는 ‘모살까’라는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한다. 이 앱은 다양한 패션 스타일이 자신과 어울리는지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관련 패션 아이템의 쇼핑으로 이어질 수 있는 통로 구실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 제품’만을 고집하지 않고, 소비자들의 디자인 안목을 확인하고 적용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디자인에 녹아든 자연
스마트 기기와 이를 통한 소통이 발달할수록 많은 사람들은 자연적인 무엇인가를 더욱 갈구한다. 자연의 이미지를 디자인 제품에 활용하는 사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이유이다. ‘두김 디자인’의 김상윤과 김영준 디자이너는 ‘빗방울’의 이미지를 활용한 양면테이프와 빙하 모양을 본뜬 메모지 겸 스티커 등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스티키 레인 드롭’이라는 이름의 빗방울 모양 양면테이프는 재사용이 가능해 자연의 이미지뿐 아니라 친환경적인 면모를 더했다. ‘스튜디오 블랭크’의 변재홍 디자이너는 나무를 손수 깎아 만든 안마 기구 ‘타피’로 자연과 디자인의 조화를 꾀했다. 그는 “천천히 잘 만든 나무 제품이 사람들의 주변에 오랫동안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쉽게 소비되는 디자인보다는 오랫동안 기억되고 사용될 수 있는 ‘슬로 디자인’을 추구하는 변재홍 디자이너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이다. ‘오아시스 밥’의 이진희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조명 기구 ‘풍선’은 흙을 손수 빚어 만들었다. 은은하게 비쳐 나오는 엘이디(LED) 불빛은 마치 달빛처럼 느껴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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