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스타일
다운재킷 ‘슬림’ 열풍 꺾이면서 나타나는 ‘헤비’ 트렌드…무겁지만 튼튼한 배낭도 늘어
아웃도어 의류를 선전하는 광고에서 ‘초경량’은 필수 수식어가 됐다. 가볍고도 충분한 기능을 갖춘 아웃도어 의류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그 사랑은 변함없는 듯하지만,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여전히 가벼운 아웃도어 제품을 찾는다. 그러나 겨울이 가까워 오면서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방한복을 찾는 사람들은 가벼움을 점차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늦겨울의 한파는 온몸을 꽁꽁 얼게 했다. 가벼웠던 초경량 구스다운(거위털) 재킷으로는 추위를 막기가 곤란했던지, 더 무겁고 둔해 보여도 보온성이 더 뛰어난 아웃도어 의류들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초경량 다운재킷보다 무거운 다운재킷은 ‘헤비 다운재킷’이라고 부른다. 옷 안에 들어가는 거위털의 양이 그만큼 많은 방한복이다. 옷 안에 들어가는 재료를 충전재라고 하는데, 초경량 다운재킷에는 충전재가 140그램 정도, 헤비 다운재킷에는 그보다 서너배 많이 들어간다.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옷들이 있는 건 맞지만, 무거운 옷이 가벼운 다운재킷에 견줘 더 따뜻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짧은 가을 뒤 긴 겨울과 한파가 예상돼 헤비 다운재킷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업체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맞춰 헤비 다운재킷 물량도 지난해보다 서너배 가까이 늘려 시장에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뿐 아니라 새로운 브랜드들도 헤비 다운재킷을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다운재킷 본연의 기능인
보온성 강조한 캐나다구스
올해 국내 첫 유통 이 가운데 올해 처음 국내에 정식 유통되는 ‘캐나다구스’ 쪽은 정통 헤비 다운재킷을 여럿 선보였다. 다양하고 화려한 디자인을 앞세우기보다는 다운재킷 본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보온, 방한력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다. 여성 제품 가운데는 허리 부분이 들어간 디자인 변형이 있기는 하지만, 박스형의 기본 디자인은 캐나다구스 쪽이 고수하는 디자인 콘셉트이다. 여기에 윤리적인 구스다운재킷 생산 과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구스다운재킷에 쓰이는 거위털을 얻는 과정에 동물 학대가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예전부터 있었던 일이지만, 윤리적인 소비와 패션에 대한 관심이 일면서 부각되고 있는 사실이다. 캐나다구스 쪽은 나름의 ‘다운 정책’을 세워, 이를 생산 과정에 실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거위나 오리털 등을 조달할 때는 살아 있는 동물의 것을 뽑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유지한다. 이 회사에 거위털과 오리털 등을 공급하는 페더 인더스트리 캐나다 리미티드는 산 채로 털을 뽑는다는 것은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방법이며, 이런 식으로 깃털을 얻는 것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캐나다에서는 살아 있는 동물에게서 털을 얻는 문화는 없다는 것이 캐나다구스 쪽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헤비 다운재킷은 초경량 다운재킷에 견줘 비싸다. 무겁지만 튼튼한 배낭 역시 소량 및 주문 생산으로 값은 일반 배낭보다 비싸다. 그럼에도 시류보다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아웃도어 제품을 찾는 사람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등산, 트레킹, 캠핑 등 다양한 야외활동이 보편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 특수부대 사용하는
질기고 투박한 배낭도
트레킹·캠핑족들에게 주목 초경량 경쟁을 벌이는 또다른 아웃도어 제품 가운데 하나는 배낭이다. 입고 신는 것이 아니라, 짊어져야 하는 제품인 만큼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좋다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서도 ‘무겁지만, 튼튼한 배낭’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높은 브랜드가 있다. 장기간 야영용 배낭은 그 자체의 무게만으로도 4킬로그램이 넘는다. 하지만 아웃도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튼튼한 내구성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스터리 랜치’(Mystery Ranch)의 배낭 이야기이다. 이 배낭은 미국 특수부대에 조달되고 있다. 미스터리 랜치를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유인터내셔널의 원유선 이사는 “배낭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내구성이다. 그래서 이 배낭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배낭 장인 데이나 글리슨은 가벼운 배낭을 만들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미국 등 여러 나라의 특수부대가 쓰고 있는 이유는 헬기 등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도 내용물이 손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원 이사는 덧붙였다.
브랜드 자체도 생소하지만, 배낭을 만드는 방식 또한 색다르다. 미스터리 랜치는 대량생산하지 않고 주문생산을 하고 있다. 배낭 디자이너이자 제작자로서 장인으로 칭송받는 데이나 글리슨이 여전히 생산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그는 1980년대 초부터 간편하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의 배낭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브랜드 ‘데이나 디자인’의 창업자이다. 1995년 데이나 디자인을 다른 회사에 팔고 난 뒤에도 배낭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않았던 데이나 글리슨이 2000년 새로 설립한 회사이자 브랜드가 미스터리 랜치이다.
배낭 장인이 데이나 디자인에 앞서 1975년 선보인 배낭 브랜드인 클레터웍스(Kletterwerks)는 투박하지만 단순한 디자인으로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브랜드는 고어텍스를 활용해 만든 최초의 배낭을 선보였다. 고어텍스가 처음 개발되었을 때는 주황색뿐이어서, 클레터웍스의 중고 배낭은 주황색뿐이다. 37년이 지나 다시 생산한 클레터웍스는 다양한 색상으로 개발되면서 여성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사진제공 캐나다구스, 유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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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성 강조한 캐나다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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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기고 투박한 배낭도
트레킹·캠핑족들에게 주목 초경량 경쟁을 벌이는 또다른 아웃도어 제품 가운데 하나는 배낭이다. 입고 신는 것이 아니라, 짊어져야 하는 제품인 만큼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좋다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서도 ‘무겁지만, 튼튼한 배낭’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높은 브랜드가 있다. 장기간 야영용 배낭은 그 자체의 무게만으로도 4킬로그램이 넘는다. 하지만 아웃도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튼튼한 내구성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스터리 랜치’(Mystery Ranch)의 배낭 이야기이다. 이 배낭은 미국 특수부대에 조달되고 있다. 미스터리 랜치를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유인터내셔널의 원유선 이사는 “배낭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내구성이다. 그래서 이 배낭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배낭 장인 데이나 글리슨은 가벼운 배낭을 만들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미국 등 여러 나라의 특수부대가 쓰고 있는 이유는 헬기 등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도 내용물이 손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원 이사는 덧붙였다.
1. 캐나다 구스의 스노만트라(사진 왼쪽)과 칠리왁. 2. 미스터리 랜치의 배낭. 스냅 드래건(사진 왼쪽)과 그리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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