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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로 떠나자

등록 2012-11-28 18:32수정 2012-11-30 10:31

[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십년 전쯤 친구와 베트남 여행 갔을 때의 충격은 아름다운 풍경이나 이국적인 오토바이의 대열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둘이 합쳐 하루 20달러짜리 허름한 방이었죠. 좁고 낡은 침대와 그리 밝지 않은 조명이 그러려니 했는데 침대 위에는 깨끗하게 빨아놓은 시트와 베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유럽도 아닌 동남아에서, 한국보다 후진국이라고 생각했던 나라의 싸구려 숙소에서 만난 쾌적함에 놀랐지요. 당시만 해도, 사실 지금까지도 국내의 싼 모텔방에서는 깨끗하게 빨아진 새 이불 시트를 기대하기 힘드니까요. 거기다가 아침에 먹은 따뜻한 베트남식 바게트빵 한 덩이와 커피 한잔도 감동이었지요.

국외 여행자 수가 쭉쭉 늘어나는 데 비해 국내 여행의 성장이 더뎠던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로서는 숙소의 결단이 쉽지 않았습니다. 몇십만원씩 주고 좋은 호텔에 묵기는 부담스럽고 아무 여관방이나 쓱 들어가자니 찜찜했으니까요.

올해 초 여행면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한국관광공사의 베니키아·굿스테이 인증 숙박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여행 하는 게 한결 편해졌습니다. 여기에 최근 늘어나고 있다는 게스트하우스는 국내 여행 문화에 훨씬 더 다양하고 활기찬 기운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저렴하면서도 깨끗한 방과 맛난 밥, 여행자끼리의 정보 교환과 더불어 숙소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까지 서구에서 들여온 제도나 노하우를 원본 이상의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한국식 순발력과 재주가 게스트하우스 문화에서도 발휘되고 있는 듯합니다.

이제 돈 없어서 여행 못 간다는 핑계는 가족들에게 점점 더 먹힐 건더기가 없어 보입니다. 최소한의 비용은 들어가겠지만 적은 비용으로도 떠날 만한 곳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른 계획 짜시지요.

김은형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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