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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킨 속 확 풀어주는 해장국 만들기

등록 2012-12-21 09:05수정 2012-12-21 16:23

황태국. 사진 채송미 제공
황태국. 사진 채송미 제공
마·버섯·황태 등 효과 좋은 해장재료…
라면에 콩나물·숙주 듬뿍 넣어도 좋아
마는 위를 보호하고
버섯 항산화작용 뛰어나
배나 오이 씹어먹어도 좋아

김홍도의 풍속화 ‘주막’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널브러져 앉아 술을 푸는 아낙이 있다. 그 옆에 그릇을 기울여 뭔가를 먹는 남자가 있다. <조선시대의 음식문화>의 저자 김상보씨는 국밥을 먹는 것이라 했다. 얼큰한 국물에 푹 불어난 밥알은 해장에 그만이다. 술 마신 다음날은 특히 허기지다. 우리 몸이 알코올 섭취로 인해 낮아진 혈당 수치를 회복하려고 몸부림치는 것이다. 남자는 즉석에서 해장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해장은 원래 해정(解<9172>·숙취를 푼다)이다. 세월 따라 호칭이 와전되었다고 한다. esc가 해장계의 스테디셀러부터 조금 색다른 해장요리까지 찾아 나섰다.

산마송이탕. 사진 채송미 제공
산마송이탕. 사진 채송미 제공
“마는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데쳐도 맛나요.” 자연요리가이자 ‘다미재’를 운영하는 장향진씨가 버섯을 주재료로 한 해장국, ‘산마송이탕’을 선보였다. 아삭아삭한 마가 친구로 들어간 게 특징이다. 다시마, 표고버섯 밑동 등으로 우린 육수에 송이버섯과 산마를 넣어 끓이면 완성이다. 아주 간단하다. “마는 위를 보호하고 버섯은 항산화작용을 한다”고 장씨는 말한다. 납작하게 잘린 송이버섯과 마가 둥둥 맑은 국물 위로 떠돈다. 담백하다.

조선 후기 고서 <해동죽지>에는 배추 속대, 콩나물, 송이버섯, 표고버섯, 쇠갈비, 해삼, 전복을 넣어 종일 끓인 해장국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일찍이 우리 선조들은 버섯의 해장효과를 알아봤다. 경기도 양주시 ‘일영능이버섯백숙’을 운영하는 박재선씨는 “연말이면 해장하려고 능이버섯백숙을 일부러 먹으러 오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진한 능이버섯 국물이 속을 달랜다.

북엇국과 콩나물국은 해장계의 스테디셀러다. 한살림요리학교 요리강사 채송미씨는 “북엇국에는 메티오닌, 콩나물국에는 아스파라긴산, 조개탕에는 타우린 성분이 함유돼 있어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고 말한다. 칡즙, 칡차, 구기자차도 채씨가 해장용으로 자주 만드는 음식이다. “음주 후 갈증과 두통, 메스꺼움에 도움이 됩니다.” 끓이고 삶는 과정조차 귀찮을 정도로 숙취에 시달린다면 배나 오이를 씹어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채씨는 “배는 수분이 풍부해 음주 후 갈증을 달래준다”고 한다. 채씨는 불린 황태를 달달 볶아 끓인 황태국, 생선 내장과 미나리가 듬뿍 든 생태탕, 배꿀주스와 홍시주스를 추천한다.

배꿀주스. 채송미 제공
배꿀주스. 채송미 제공
황태는 이맘때가 좋다. 명태를 한겨울에 일교차가 큰 덕장(물고기 등을 말리려고 덕을 매어 놓은 곳)에서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말린 북어다. 색이 노랗게 변해 황태라고 부른다. 생태탕에 푸짐하게 들어간 “미나리는 해독작용이 뛰어나 손상된 간 회복과 독성분 배출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배꿀주스와 홍시주스는 재료를 믹서에 갈면 끝이다. 채씨는 “홍시에 함유된 타닌이 숙취 유발 성분인 아세트알데히드를 흡착해 배출해주기 때문에 숙취 해소에 좋다”고 한다.

자취생들이 자주 애용하는 해장법도 있다. 성균관대학교 4학년 박형진씨는 콩나물과 숙주가 해장 재료다. 얼큰한 라면에 콩나물과 숙주를 국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북이 넣어 끓인다. 밤새 술을 마신 다음날 생존하는 비법이란다. 농심영양연구팀 장영애 팀장은 “숙취 원인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빨리 없애주는 게 중요”하다며 “라면 자체는 가장 좋은 해장법은 아니지만 국물이 있고, 해장에 도움이 되는 생선살, 굴, 미나리, 콩나물, 조개, 북어 등을 같이 끓여 먹으면 가장 간편한 해장법”이라고 한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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