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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차를 바꾸기로 결심하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한창 저가형 수입차들이 쏟아져 나올 때였지요. 국내 소비자들을 봉으로 아는 한국 자동차 업체에 대한 괘씸한 마음으로 수입차를 사볼까 고민했습니다. 이런저런 자동차들을 검색하고 알아보다 결국 국산으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정비 때문이었습니다. 유럽산 자동차를 모는 친구가 정비공장 한번 다녀오면 지불하는 공임이 후덜덜한 수준이더군요. 살짝 범퍼를 긁혀도 수리 견적이 백단위로 시작하는 걸 보면서 쉽게 포기하게 됐지요.
올해 들어 이전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수입 소형차들이 한국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는 소식을 들으니 3년 전의 저처럼 고민에 빠질 분들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수입차의 위상은 옛날 옛적 ‘부의 상징’이라는 명예의 전당에서 내려온 지 한참 됐지만 정비 비용만큼은 여전히 좋았던 옛 시절을 추억하고 있는 상태이니 말이지요. 언론에서 부품값이나 공임 등 정비서비스 문제를 줄기차게 지적해왔지만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연유에는 음모론까지 떠돌더군요. 수입자동차 정비서비스가 좋아져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수입차를 사면 타격을 보게 되는 국내 업체들이 정비서비스 대중화를 막는다는 이야기지요. 믿거나 말거나지만 도무지 요지부동인 이 문제의 뒤에는 진짜 뭔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까지 들 지경입니다.
사실 수입차 정비 문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수입차 운전자가 아니라 국산차 운전자입니다. 쌍방 과실로 사고가 나도 국산차 쪽에서 물어줘야 하는 비용이 어마어마하니까 말입니다. 국산차 운전자라서 더 소심해지는 이런 상황, 얼른 바뀌어야겠습니다.
김은형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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