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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에 뭐가 씌었지

등록 2013-04-17 18:27

[esc]나의 첫 화장
어쩌다 보니 새내기 때 미팅 한번 해보지 않은 나였다. 처음 소개팅하기 몇 시간 전 설레는 마음으로 신촌 거리를 지나갔다. 홍보하는 언니들의 손에 이끌려 한 화장품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공짜로 메이크업을 해줄 테니 한번 받아보라는 제안. 평소 같으면 됐다고 딱 잘랐을 성격의 나인데…. 그날은 뭔가에 씌었는지 용기를 내보았다. 그저 전문가의 솜씨에 얼굴을 맡겼다. 조금씩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나의 무한한 신뢰를 받은 그 ‘전문가’ 언니는 파란 아이섀도를 추천했다. 우물쭈물하는 나의 반응을 긍정으로 받아들이고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결과는? 새하얀 조명 아래서 빛나는 내 얼굴은 예뻐진 게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 길거리에 비추는 거울마다 까만 얼굴에 파란 칠을 한 짤따란 애가 서 있는 게 아닌가. 소개팅은 어쨌냐고? 얼굴도 제대로 못 들고 파스타만 꾸역꾸역 먹고 나왔다. 6년이 지난 지금은 안다. 난 얼굴선이 또렷해 절대 진하게 화장하면 안 된다는 점. 또 하나. 파란 섀도 덕에 소개팅을 망치지 않았다면, 5년 된 소중한 애인이 지금 곁에 없을지 모른다는 아찔한 사실.

이아영/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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