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나의 첫 화장
때는 바야흐로 수능을 보고 난 직후, 대학생이 된다는 설렘에 한껏 들떠 있을 때였다. 누군가에게 내보이면 당당히 음주가무를 즐길 수 있는 바로 그것, 주민등록증 발급이 눈앞에 다가왔다. 화장을 한 채 친구를 만나 사진관에 가기로 한 날, 나는 엄마의 화장대 앞에 앉았다. 화장대는 온갖 화장품으로 붐볐지만 도통 뭐가 뭔지 몰랐다. 일단 선크림을 바른 뒤 잠시 고민하다가 엄마가 바르던 파운데이션을 떠올렸고 그걸 발랐다. 한결 환해진 얼굴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나는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내 얼굴을 보더니 “파우더는?” 하고 묻고선 파우더를 꺼내 톡톡 세심하게 두드려줬다. 그리고 마침내 찰칵. 촬영을 마쳤다.
지금 그 주민등록증은 책상 서랍 깊숙이 숨겨져 있다. ‘몽달귀신’처럼 얼굴 전체가 비현실적으로 하얀 그 사진은 도저히 남에게 보일 수 없었다. 그 시절 우리는 왜 화장의 전부가 파운데이션과 파우더라고 생각했을까. 그 한 때문인지 지금 내 파우치 속에는 꽤 많은 립스틱이 뒹군다. 종류별로.
박창현 대전 중구 선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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