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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투자로 ‘王’자 근육 가능할까

등록 2014-03-19 19:42수정 2014-03-20 15:46

30대 직장인 조진혁씨가 5분 동안 압축적으로 운동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기적의 5분 운동’ 동작을 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조진혁씨가 5분 동안 압축적으로 운동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기적의 5분 운동’ 동작을 하고 있다.
[매거진 esc] 라이프
찌든 피로와 뱃살 퇴치 위해 30대 남자 기자가 일주일 간 도전해본 ‘5분 운동’ 체험기
운동에 필요한 건 의지와 시간이다. 현대인에게 부족한 것도 시간과 의지다. 우리는 하루의 절반 이상의 시간을 업무에 사용한다. 남는 시간은 업무와 관련된 것, 예를 들자면 미팅이나 자기계발로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여가시간이라는 건 정말 귀한 개념이 되어버렸다. 움직이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 운동에 있어서는 위로나 지침보다 더 효율적인 것이 방법이다. 지금 뜨거운 주제는 ‘5분 운동’이다.

발단은 “운동은 체력으로 쌓인다. 1년 동안 매일 5분 운동하면 10년 체력이 저축된다”고 유혹한 책 <기적의 5분 운동>(한동길·조정수 지음)이었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만 투자하면,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왕(王)자 복근과 우람한 이두근은 바라지도 않는다. 밤에 지치지 않을 정도의 체력만 얻어도, 뱃살만 사라져도 감지덕지다. 책에 나온 운동요법을 따라 하루 5분을 투자해 일주일 동안 운동해 봤다.

피곤함을 덜었다
나른한 사무실에서
활력을 찾는 법도 알았다
근육까지는 언감생심이었지만
숨쉬기만 하며 살던 직장인에게는
작지만 유일한 희망과도 같다

책에서 배울 수 있는 동작들은 대부분 교정과 치료 목적인 운동요법에서 나온 것들이다. 직장인들이 흔히 앓고 있는 질환인 척추측만증, 혈액순환 문제, 변비와 같은 장운동, 신경계통의 트러블을 안정시키는 동작들이다. 한 동작당 2세트 정도를 권장한다. 혈액순환과 장운동의 경우 마사지에 가까운 동작이었다. 2세트 하면 3분 내외의 시간이 걸렸다. 내 경우 러브핸들이라고 하는 허리춤에 삐져나오는 살들과 덤으로 허리 통증까지 갖고 있다. 그래서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다 보면 생길 수 있는 척추 관련 동작들을 집중적으로 체험해봤다.

‘기적의 5분 운동’은 교정과 치료 목적인 운동요법에서 나온 동작들이 주를 이룬다.
‘기적의 5분 운동’은 교정과 치료 목적인 운동요법에서 나온 동작들이 주를 이룬다.

복부와 허리의 균형을 잡는 운동의 경우 바닥에 눕거나 엎드려서 해야 하는 동작들이 많았다. 하지만 회사에서 이런 동작을 실천하기는 어려웠다. 회의실에서 의자를 치우고 해야 되니 공간을 마련하는 준비시간이 더 소요됐다. 번거롭지 않게 간단히 할 수 있다는 5분 운동의 장점을 살리려면 집에서나 가능했다.

회사원들이 사무실에서도 서서 할 수 있는 동작을 하루 2세트씩 일주일 동안 했다. 무릎 굽혀 버티기인데, 두 무릎을 90도로 굽히고 엉덩이는 최대한 뒤로 뺀 상태로 버티는 동작이다. 꽤 힘들다. 의자에 앉아서 하는 스트레칭도 해봤다. 양팔을 90도로 곧게 펴고, 좌우로 허리를 비틀어주는 동작이었다. 또 관자놀이를 지압해 잠을 깨는 동작도 있었다. 시도해보니 졸음은 살짝 줄어들었다. 잠이 깼으나 피곤함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정신이 드는 정도였다. 야구공을 활용한 셀프 마사지가 재밌다. 꽤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단, 너무 세게 하면 피부에 야구공의 실밥 자국이 남는다. 어깨와 뒷목, 얼굴을 야구공으로 문지르다 거울을 보면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기적의 5분 운동’ 동작.
‘기적의 5분 운동’ 동작.

‘기적의 5분 운동’ 동작.
‘기적의 5분 운동’ 동작.

‘기적의 5분 운동’ 동작.
‘기적의 5분 운동’ 동작.

‘기적의 5분 운동’ 동작.
‘기적의 5분 운동’ 동작.

지금 5분 운동은 요가나 필라테스에 근력 강화 운동을 결합한 원리가 대부분이다. 여자들은 알고, 남자들은 생소한 동작들이 많다. 척추의 틀어짐을 교정하기 위해 한 발로 서서 양손과 한쪽 다리를 앞뒤로 쭉 뻗는 운동을 했다. 단순해 보이지만 어려웠다. 기초 체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허리를 비틀거나, 한쪽 다리로 균형을 잡는 동작은 당연히 근력을 필요로 했다. 근력이 없는 상태에서 하려니 피곤하다. 근육은 떨리고, 두 세트가 많다고 느껴진다. 또한 앞서 설명된 호흡법과 균형, 속도를 맞춰 움직이다 보면 5분 이상 걸릴 때가 많았다. 첫날 허리 교정 운동만 했는데도, 근육에 알이 밴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이튿날과 그다음날부터는 통증이 차츰 가라앉았다. 동작도 익숙해지니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동작을 시도하면 똑같이 근육통이 느껴졌다. 5분 운동을 하기에 앞서 필요한 건 스트레칭이었다.

1~2㎏의 가벼운 아령이나, 500㎖ 물병을 이용한 굽은 어깨 바로잡기 운동이 비교적 효과가 컸다. 승모근과 어깨, 가슴 근육을 당기는 운동이다 보니, 20번을 하고 나면 살짝 얼얼했다. 서서 할 수 있는 동작이고, 가벼운 물건으로 몸의 균형을 잡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굽었던 어깨가 조금은 펴진 듯했다. 얼얼한 느낌이 한동안 지속되어 평소에도 의식적으로 어깨를 바로 펴는 습관을 들였다. 단 일주일 만에 말이다. 하지만 슈트가 잘 어울릴 정도로 근육이 생기지는 않았다.

이외에도 러브핸들을 제거하는 운동, 지친 간을 회복시키는 운동 등이 있었다. 대부분 직장생활에서 얻게 되는 흔한 질병들을 치료하는 목적이었다. 동작들도 매우 간단하다. 따라 하지 못할 동작은 없다. 5분 운동 일주일 뒤 얻은 가장 큰 체감 효과는 개운한 느낌이었다. 집중력이 높아졌고, 의식적으로 몸을 스트레칭하는 습관이 붙었다. 일주일밖에 하지 않았지만, 피로감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운동이 될까?
‘기적의 5분 운동’ 동작.
‘기적의 5분 운동’ 동작.

피트니스 트레이너들의 대답은 일관됐다. 운동이 아니라 치료의 목적에 가까운 동작들이라는 것이다.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몸을 펴고 체력을 늘리는 데 얼마간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운동을 전혀 안 하던 사람들에게는 기적이 될 수는 있겠지만 5분 운동에서 소개한 운동요법만으로는 운동 능력, 그러니까 스피드나 근력, 단기지구력을 향상시킬 수는 없다. 5분 동안 얼마나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지, 운동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장시간 유산소운동이나 점점 더 무거운 무게를 들어나가는 벤치프레스 등과 같은 저항운동의 효과보다는 당연히 떨어진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트레이너가 말했다. 물리치료나 재활운동에서 흔히 쓰이는 동작들을 응용한 5분 운동이 건강한 20~30대 직장인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맨몸운동의 한계도 있다.

트레이너들은 이 동작들로 책에 나온 그림처럼 브이(V)자 등이나 탄탄한 어깨, 팔뚝을 만들 수는 없다고 했다. 폐활량이 증가하는 것도 아니다. 절대 큰 근육을 기대하지 말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5분의 운동은 허구일까? 체험해보니 피곤함을 덜었다. 나른한 사무실에서 활력을 찾는 법도 알았다. 숨쉬기 운동만 하며 살던 나 같은 직장인에게는 작지만 유일한 희망과도 같다. 그러니 기억하자. 희망은 실천할수록 커지는 법이다.

조진혁 <아레나 옴므 플러스> 기자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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