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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런웨이’의 시즌…우리도 홍설·유정처럼

등록 2016-03-09 20:33수정 2016-03-10 14:55

대학 개강철을 맞아 옷차림에 신경을 쓰고 등교하는 것을 ‘개강 런웨이’라고 한다. 사진은 숙명여대 정문에서 지하철 숙대입구역까지의 길을 일컫는 ‘청파 런웨이’를 걷고 있는 이 학교 학생 송지현·김수민·유화경씨.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대학 개강철을 맞아 옷차림에 신경을 쓰고 등교하는 것을 ‘개강 런웨이’라고 한다. 사진은 숙명여대 정문에서 지하철 숙대입구역까지의 길을 일컫는 ‘청파 런웨이’를 걷고 있는 이 학교 학생 송지현·김수민·유화경씨.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매거진 esc] 스타일
새 학기 맞은 대학생들 옷차림 관심 늘어…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 주인공 패션도 인기
“선배들이 갑자기 옷을 잘 입고 왔거나, 신입생들이 고등학생 티를 벗으려고 신경 써서 옷을 입고 온 걸 보면 ‘개강 런웨이’라는 말을 하죠. 개강을 앞두고 새 옷이나 신발을 샀을 때도 친구들끼리 ‘개강 런웨이’ 준비했다고 얘기하고요.”(김환희씨)

“저희 오빠도 밤마다 저한테 ‘내일 뭐 입을까?’ 물어봐요. 이번에 다른 학교로 편입했는데, ‘개강 런웨이’로 새로 만난 친구들한테 멋지게 보이고 싶은지 엄청 신경을 쓰더라고요.”(안소희씨)

‘개강 런웨이’를 아느냐고 묻자,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3학년 김환희·안소희씨는 ‘용례’를 들어 이렇게 설명했다. 대학생들이 방학을 마치고 새 학기를 시작하는 개강 무렵, 패션쇼 무대(런웨이)에 오른 모델처럼 옷을 잘 차려입고 등교하는 걸 두고 그렇게 부른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나러 나갈 땐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되고, 어깨의 먼지라도 한번 털거나 넥타이라도 다시 고쳐매며 옷매무시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니 두달가량 이어지는 방학 동안 못 본 친구들을 다시 만날 때 “예뻐졌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바로 ‘개강 런웨이’다. 비슷한 말로는 ‘개강 패션’이 있다. 방학 동안 다이어트를 해 몰라보게 예뻐졌거나, 예쁜 옷차림으로 주목받아 성공적인 ‘개강 런웨이’를 선보인 사람은 ‘개강 여신’으로 불린다. 인터넷 패션 관련 카페나 에스엔에스(SNS)에 입을 옷이나, 이 옷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개강 런웨이로 어떠냐’고 묻거나, 해시태그(#)를 붙여 ‘#개강런웨이’를 자랑하는 이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숙대생들은 학교 정문에서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까지 700m 남짓 이어지는 길을 ‘청파 런웨이’라는 애칭으로도 부른다. 학생들이 등하교를 하는 이 길이 직선으로 쭉 뻗어 있는 탓에 마치 패션쇼 무대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씨와 안씨도 이 길을 걸을 개강날을 맞아 준비를 했다. 김씨는 입학할 때 산, 몸에 꼭 맞는 디자인의 하늘색 코트를 입었다. “조금만 살이 쪄도 못 입는 옷인데, 졸업할 때까지 4년 내내 개강날 그 코트를 입는 게 목표예요. 대학 생활 동안 공부도, 생활도, 자기관리도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랄까요?”

안씨는 요즘 인기있는 와이드 커프스 블라우스(소맷부리가 넓게 퍼지고 손등을 덮을 정도로 길게 늘어진 블라우스)를 장만했다. 여기에 청바지와 어두운 녹색 코트를 같이 입고, 부티 힐을 신었다. “아무래도 개강 첫주니까 신경을 쓰게 돼요. 예뻐졌단 얘기도 듣고 싶잖아요.” 이런 옷차림도 학기가 진행되고 과제가 쌓이기 시작하면 편해지기 시작한다. 치마레깅스나 청바지에 맨투맨 셔츠, 모자와 운동화가 ‘청파 런웨이’를 뒤덮으면 그땐 십중팔구 시험 기간이다. 이런 모습은 다른 학교도 그리 다르지 않다.

<치즈 인 더 트랩> 김고은. <티브이엔> 제공
<치즈 인 더 트랩> 김고은. <티브이엔> 제공

미처 ‘개강 런웨이’를 준비하지 못했거나, 좀더 ‘힘’을 주고 싶다면 니트와 패딩조끼에 주목해보자. 봄이라기엔 아직 쌀쌀한 요즘, 성별을 가리지 않고 따뜻하면서도 세련되게 입을 수 있는 옷들이다. 특히 니트는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의 여주인공 홍설(김고은)이 보여준 ‘현실적인데 예쁜 캠퍼스 룩’을 따라해보기에 적절한 옷이다. 홍설은 몸에 붙는 니트 투피스를 입거나, 니트와 청바지 위에 오버사이즈 코트를 걸친 채 사랑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팔다리가 홍설처럼 기나길지 않아도, 품이 큰 오버핏 니트를 스키니 팬츠나 시폰 소재의 부드럽고 하늘하늘한 원피스와 같이 입으면 여성스러운 느낌을 낼 수 있다. 니트는 청바지나 무난한 치마와도 잘 어울리는데, 워커나 첼시부츠 등 남성적인 느낌의 신발을 신으면 시크한 느낌을 준다. 패션 홍보대행사 엠퍼블릭 쪽은 “워커나 부츠 같은 매니시한 신발을 신으면 활동적인 느낌의 캠퍼스 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니트 위에 패딩조끼를 덧입으면 보온성이 배가된다. 패딩조끼는 맨투맨 셔츠, 후드티 등과도 잘 어울린다.

루키버드 스웨트셔츠, 라코스테 청바지, 닥터마틴 스니커즈, 디젤 워치 손목시계, 만다리나 덕 백팩. 사진 각 회사 제공
루키버드 스웨트셔츠, 라코스테 청바지, 닥터마틴 스니커즈, 디젤 워치 손목시계, 만다리나 덕 백팩. 사진 각 회사 제공

야상 점퍼와 블루종(허리 부분을 볼록하게 만든 블라우스나 엉덩이 길이의 점퍼), 후드 집업, 스웨트 셔츠도 남녀 모두 활동적인 느낌을 내고 싶을 때 활용하기 좋다. 이런 옷 가운데 레터링이나 패치워크가 돼 있다면 특별한 액세서리를 하지 않아도 ‘옷 좀 입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블루종은 절제된 느낌의 검은색 스키니 팬츠와도, 화려한 느낌의 레이스 스커트와도 잘 어울리는데, 되도록이면 검은색이나 카키색 등 어두운 색이 다른 옷과 함께 입기 쉽다. 남학생이라면 <치즈 인 더 트랩>에서 유정(박해진)이 입은 것처럼, 흰색 셔츠에 검은색 타이를 하고 입어도 멋스럽다. 남학생의 경우 후드 집업 위에 롱코트를 덧입으면 군더더기 없는 ‘남친(남자친구) 룩’을 연출할 수 있고, 여학생의 경우 밑단을 접어올린 청바지와 함께 입으면 캐주얼한 느낌을 낼 수 있다. 스웨트 셔츠도 치마, 원피스, 스키니 팬츠, 와이드 팬츠, 청바지, 면바지 등 어떤 옷이든 잘 어울리는데, 마무리를 운동화나 슬립온 슈즈로 하면 화룡점정이다.

에스제이에스제이(SJSJ) 원피스, 브루노말리 디즈니백, 닥터마틴 워커, 꽁뜨와데꼬또니에 스니커즈. 사진 각 회사 제공
에스제이에스제이(SJSJ) 원피스, 브루노말리 디즈니백, 닥터마틴 워커, 꽁뜨와데꼬또니에 스니커즈. 사진 각 회사 제공

다양한 무늬의 옷이 있지만, 봄철엔 아무래도 사랑스런 느낌의 꽃무늬가 많이 사랑받는다. 올해에도 다양한 브랜드에서 꽃무늬를 주제로 한 옷들을 많이 선보였는데, 다른 때보다 화려한 느낌이 강해졌다. 패션 브랜드를 홍보하는 나비컴 쪽은 “전체 스타일링을 꽃무늬로 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는 차분하고 단순하게 입은 뒤 셔츠나 신발, 가방, 시계 등 한두 곳에만 활용해 포인트를 살리는 게 좋겠다”고 귀띔했다. 굵기, 색상, 방향 등에 따라 여러 가지 느낌을 내는 줄무늬 역시 마찬가지다.

팬톤에서 ‘올해의 색’으로 정한 연분홍색 ‘로즈쿼츠’와 연하늘색 ‘세레니티’를 비롯해 파스텔 색상은 봄 기분을 내는 데 그만이다. 흰색과 매치하거나 톤온톤으로 파스텔 계열의 옷을 입으면 남녀 모두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인상을 줄 수 있다.

<치즈 인 더 트랩> 남주혁. <티브이엔> 제공
<치즈 인 더 트랩> 남주혁. <티브이엔> 제공

교재며 프린트물이며 짐이 많은 학생들에겐 실용적이면서도 디자인이 세련된 백팩과 쇼퍼백(쇼핑할 때 이용할 만한 크기의 가방)이 제격이다. 기분을 좀 내고 싶을 땐 복고풍 유행을 반영해 굵은 금속체인으로 어깨끈을 만든 버킷백(복주머니 모양의 가방)을 고르는 게 좋겠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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