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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 남자의 탄생

등록 2016-06-01 23:25수정 2016-06-03 17:01

깔끔한 면도는 남성 그루밍의 시작이다.
깔끔한 면도는 남성 그루밍의 시작이다.
[매거진 esc] 스타일
칼·전기면도기 이용해 제대로 면도하는 법
평소 칼 면도기를 사용하는 직장인 정현준(39)씨. 수염이 많고, 빨리 자라는 체질이다. “오후 3시쯤 되면 턱에 거뭇거뭇한 게 올라와요. 칼 면도기가 아니면 감당이 안 됩니다.”

그가 아침 출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도 면도다. 눈뜨면 바로 욕실로 가 비누 세안을 하면서 면도를 한다. 셰이빙 크림을 쓰진 않는다. 정씨는 “칼로 면도하고 나면 얼굴이 땅기고 가끔 상처도 생긴다. 해결 방법을 찾고 싶다”고 했다.

직장인 김현민(38)씨는 전기면도기 애호가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뒤, 충전기에서 면도기를 뽑아 얼굴에 대고 쓱쓱 문지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편하고 면도도 잘돼 계속 쓰고 있다. 하지만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턱선 쪽의 수염이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거나, 얼굴이 따끔거리며 허옇게 각질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좀더 깔끔하면서 촉촉하게 마무리할 수는 없을까요?” 김씨의 고민이다.

매일 아침, 남성의 얼굴을 처음 어루만지는 것은 면도기다. 단순히 깔끔함을 위해서 면도를 하는 것은 아니다. 면도는 스타일의 시작이다. 아무리 잘 차려입고, 멋진 헤어스타일을 연출해도 면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얼굴이라면 ‘관리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준다. 최근 남성 ‘그루밍’(몸치장) 시장이 커지면서 면도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그루밍의 시작이 면도라지만, 그 방법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세계 최초 8방향 무빙헤드 시스템을 적용한 9000시리즈. 필립스코리아 제공
세계 최초 8방향 무빙헤드 시스템을 적용한 9000시리즈. 필립스코리아 제공

절삭력과 피부 보호 ‘양날의 칼’

면도기는 칼에서 전기로 진화했다. 그렇다고 전기가 칼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다. 편리함에선 전기면도기가 앞서지만, 절삭력에선 칼 면도기를 따라갈 수 없다. 반면에 칼 면도기는 상처를 자주 내는 등 피부 보호 측면에선 불리하다. 둘 다 장단점이 있지만, 칼 면도기나 전기면도기의 지향점은 똑같다. ‘잘 깎이고 피부 보호도 되는 것’이다.

이는 ‘양날의 칼’과 같다. 수염을 잘 자르기 위해선 칼날이 피부에 밀착돼야 한다. 밀착이 잘되면, 그만큼 수염을 깊숙이 자를 수 있다. 문제는 피부와 밀착된 날이 피부를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피부를 보호해주는 각질이나 피지 등까지 칼날이 걷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면도기 업체는 절삭력과 피부 보호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풀기 위해 고민해왔다. 그 결과 전기면도기의 헤드(얼굴과 닿는 부분)나, 칼 면도기의 면도날 수가 많아졌다. 필립스 전기면도기의 헤드는 3개가 되었고, 질레트의 칼 면도기는 5중날까지 등장했다. 가능하면 한번에 많은 수염을 베어내어 칼이 여러번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칼이 피부에 닿는 횟수를 줄여야 피부 보호에 유리하다.

면도의 시작은 따뜻한 물 세안
전용 폼이나 젤이 피부에 좋아
면도 뒤엔 피부 진정·보습 필수
면도기 세균 막으려면 잘 말려야

알로에베라 성분이 면도 뒤 자극된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엠도씨 릴리프 수딩 겔. 옥션 제공
알로에베라 성분이 면도 뒤 자극된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엠도씨 릴리프 수딩 겔. 옥션 제공

칼·전기, 서로 장점 받아들이며 발전

칼과 전기 면도기는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이며 발전하고 있다. 최근엔 칼 면도기에 진동 기능이 장착됐다. 피부에 진동을 줘 누워 있는 수염까지 일으켜 세워 깎는 것인데, 전기면도기에서 쓰던 방식을 차용해 칼 면도의 절삭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전기면도기도 마찬가지다. 건식 면도만 가능했던 전기면도기에 방수 기능이 더해지면서 칼 면도기처럼 습식 면도가 가능해졌다. 습식 면도의 부드러움을 위해 수염을 깎으면서 윤활젤이 동시에 나오는 제품도 있다. 좀더 피부에 밀착시키기 위해 헤드가 얼굴 곡선에 맞게 휘기도 한다. 칼 면도의 밀착력과 부드러움을 전기면도기에서 구현한 것이다. 전기면도기 1위 업체인 필립스는 아예 면도망 두께, 면도날의 회전수 등을 조절한 여러 종류의 면도기를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는 자신의 수염과 피부 타입 등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개인 맞춤형인 셈이다.

최근에는 클래식 면도기라 부르는 한 날짜리 면도기도 시장에 다시 나왔다. 금속으로 만들어져 묵직한 사용감을 주고 제대로만 하면 최강의 절삭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기술이 없다면 피부에 상처를 내기 쉽다. 초보자들은 도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뷰티숍 ‘이경민포레’ 홍대점 최용석 원장은 “클래식 면도기는 칼날에 세균번식이 쉽게 일어나고 얼굴에 상처가 나는 등 전문가가 아니면 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매일 사용하는 경우 전기면도기가 편하고 피부 보호에 유리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면도 전후 관리”라고 말했다.

플렉스볼 기술을 적용해 얼굴 곡선에 따라 면도가 가능한 프로글라이드 플렉스볼. 질레트코리아 제공
플렉스볼 기술을 적용해 얼굴 곡선에 따라 면도가 가능한 프로글라이드 플렉스볼. 질레트코리아 제공

면도 전후 관리가 핵심

최 원장 말처럼, 칼 면도기는 잘못 사용하면 피부에 상처가 난다. 급하게 면도를 하다가 ‘피를 본’ 경험이 있는 남성들은 그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안다. 예리하게 베인 상처는 지혈도 잘 안된다. 오죽하면 아침마다 칼 면도 하면서 그날 운세를 점친다는 사람까지 있을까. 전기면도기도 무턱대고 얼굴에 대면 수염은 잘 잘리지도 않고, 피부에 각질이 일어나는 현상이 생긴다. 문제는 칼이냐 전기냐가 아니라, 제대로 된 면도법을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면도의 ‘첫번째 원칙’은 면도기를 맨얼굴에 대는 것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부 보호뿐만이 아니라, 깔끔한 면도를 위해서도 그렇다. 긴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다. 2~3분만 투자하면 된다. 우선 면도에 앞서 따뜻한 물 세안을 한다. 온수 세안은 모공을 확장시키고 수염을 부드럽게 한다. 이발소에서 면도할 때 뜨거운 타월로 얼굴을 감싸던 것을 생각하면 된다. 다음에는 면도기 헤드를 따듯한 물로 데운다. 데워진 칼날이 순간적으로 수염을 부드럽게 만들어 절삭력이 높아진다. 여기에 셰이빙폼이나 젤을 필수로 얼굴에 발라줘야 한다. 피부 표면은 매끄럽게, 수염은 부드럽게 해준다. 셰이빙폼이 없다면 세안용 비누를 사용해도 되지만,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전용 제품이 좋다. 전기면도기도 전용 젤을 사용하면 훨씬 부드러운 면도가 가능하다.

칼 면도기의 경우 많은 남성들이 수염이 난 반대 방향으로 면도기를 걷어 올리며 하는데, 이는 피부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전기면도기의 경우 너무 힘을 주지 말고 가볍게 원을 그리며 나가는 게 좋다. 면도 순서는 상대적으로 수염이 부드러운 곳에서 억센 곳으로, 즉 볼→코밑→입 주변→턱 순서로 하면 된다. 특히 칼날이 닿기 힘든 턱 쪽은 손으로 피부를 살짝 당겨주면 더욱 효과적인 면도를 할 수 있다.

코코아버터, 딸기, 달걀 흰자가 들어 있어 부드러운 면도를 도와주는 셰이빙솝 디플러프. 러쉬코리아 제공
코코아버터, 딸기, 달걀 흰자가 들어 있어 부드러운 면도를 도와주는 셰이빙솝 디플러프. 러쉬코리아 제공

면도를 마친 이후 처리도 중요하다. 찬물로 피부를 진정시켜준 뒤에, 스킨·로션 등으로 보습을 해야 한다. 최용석 원장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골라 마무리 보습을 해야 피부 손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면도기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피부 각질과 수염, 습기까지 있기 때문에 면도기는 세균 번식이 쉽다. 칼 면도기는 물기를 완전히 털어내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방수 기능이 있는 전기면도기라면, 주기적으로 물청소를 한 뒤 바싹 말려주는 것이 좋다. 이런 게 불편하다면 면도기 전용 살균기나 세정제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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