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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콕콕’ 캐러멜 ‘주르륵’…빙수의 신세계

등록 2016-08-10 19:32수정 2016-08-10 22:23

[매거진 esc] ‘빙수대장’도 감동할 서울 빙수 맛집들
망원동의 ’도쿄빙수’. 박미향 기자
망원동의 ’도쿄빙수’. 박미향 기자
소파 방정환은 아내가 ‘빙수대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빙수를 좋아했다. 소파는 빙수기계를 집에다 놓고 직접 빙수를 만들었는데, 하루에 일고여덟 그릇씩 먹기도 하고 친구들과 ‘많이 먹기 시합’도 했다고 한다. 그가 지금 서울 거리를 보면 만세삼창을 부를 것이다. 독특한 모양의 빙수를 파는 곳부터 업그레이드한 팥빙수를 파는 곳까지 다양하니까. ‘빙수대장’은 어떤 빙수를 선택할까? 맞혀보시라.

모양도 맛도 신기방기

르쁘띠푸: 프랑스의 유명한 요리학교 ‘폴 보퀴즈’를 졸업한 김대현 셰프가 운영하는 디저트 카페로 여름에는 ‘눈사람 빙수’가 인기다. 모양이 눈사람이다. 몸통은 얼음, 몸통 가운데 달린 단추와 손은 초콜릿, 눈은 피칸, 코는 건포도로 만들었다. 몸통을 파면 빨간 심장이 나온다. 딸기아이스크림이다. 머리에는 라임바질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다. 눈사람에 들어가는 아이스크림은 18가지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주문을 받으면 그가 직접 손으로 눈사람을 빚는다. “얼음덩이 안에 아이스크림을 넣는 기술은 비밀”이란다. (마포구 상수동 86-37)

상수동 ’르쁘띠푸’의 눈사람빙수. 박미향 기자
상수동 ’르쁘띠푸’의 눈사람빙수. 박미향 기자

당고집: 얼음 위에 주인 한유진씨가 직접 개발한 ‘딸기 팥앙금’이 올라가 있다. 앙금 위의 벚꽃을 맛보니 짜다. 그는 “소금에 조린 식용 벚꽃을 사서 쓴다”고 했다. 바삭한 과자가루까지 토핑으로 써 다채로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빙수 마니아인 그는 다른 가게와 차별화하려는 시도 끝에 ‘벚꽃 수제 팥앙금 빙수’를 개발했다고 한다. (마포구 합정동 356-9)

합정동 ’당고집’의 ’벚꽃 수제 팥앙금 빙수’. 박미향 기자
합정동 ’당고집’의 ’벚꽃 수제 팥앙금 빙수’. 박미향 기자

삼청동 ‘별다방 미스리’의 양은냄비빙수도 신기하다. 양은냄비에 얼음과 떡, 흑임자(검은깨)가루, 각종 견과류가 잔뜩 올라가 있다. 이태원동 ‘반전형제’의 파인애플셔벗빙수는 파인애플 안에 빙수가 들어가 별난 모양이다.

팥빙수·녹차빙수의 진화

통의동단팥: 전라도 해남에서 재배한 팥으로 맛을 내는 곳이다. 주인 이정민씨는 “이모가 직접 재배한 팥”이라고 자랑한다. 매일 아침 9시30분께 출근해 그날 쓸 팥을 삶는다. 이씨는 “설탕을 되도록 적게 넣는다. 프랜차이즈 빙수는 너무 달아서 제 입맛에 맞지 않았다”며 팥 자체의 고소한 맛을 즐기길 제안했다. 이곳 팥빙수의 또다른 특징은 물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 대신 우유를 얼린 뒤 갈아서 쓴다. (통의동 67-3)

통의동 ’통의단팥’의 팥빙수. 박미향 기자
통의동 ’통의단팥’의 팥빙수. 박미향 기자

연남살롱: 아담한 공간에 만화책을 비롯한 온갖 책이 가득해 언뜻 보면 책방 같지만, 팥빙수가 맛있기로 소문난 집이다. 가게를 가득 메운 손님 20여명이 테이블마다 빙수 한 그릇을 놓고 얘기꽃을 피운다. 주인 박성은씨는 “연유의 양을 조절해 단맛을 낸다”고 한다. 팥은 전라도에서 재배한 것이다. 고소하다. (마포구 연남동 504-33)

연남동 ’연남살롱’의 팥빙수. 박미향 기자
연남동 ’연남살롱’의 팥빙수. 박미향 기자

신용일 셰프가 운영하는 청담동 ‘합’의 팥빙수도 맛볼 만하다. 신사동 ‘라뽐므’의 말차빙수는 거친 겉의 빙질과 달리 속의 빙질이 매우 고와 ‘속을 파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달콤하게 달달하게

마망갸또: 신사동 가로수길의 마망갸또 본점에는 캐러멜빙수가 있다. 디저트 카페로 유명한 이곳에선, 대표 메뉴인 손가락 두 마디만한 크기의 캐러멜이 한 개에 1천원인데도 인기다. 캐러멜빙수는 이 캐러멜을 응용한 것으로, 얼음 위에 캐러멜소스와 캐러멜마키아토를 붓고 아이스크림을 올린다. 캐러멜 못지않게 찾는 이가 많아, 주말에는 하루에 50그릇 이상 팔린다고 한다. (강남구 신사동 524-27)

신사동 ’마망갸또’의 캐러멜빙수. 박미향 기자
신사동 ’마망갸또’의 캐러멜빙수. 박미향 기자

스노브: 디저트 카페인 스노브는 올해 처음으로 빙수를 판다. 홍차빙수와 팥빙수 두 가지다. 홍차빙수는 48시간 얼린 통얼음을 갈고 그 위에 홍차시럽과 직접 만든 율무연유, 견과류를 뿌렸다. 오독오독 씹히는 견과류와 율무 맛이 매력적이다. (마포구 상수동 86-53)

상수동 ’스노브’의 홍차빙수. 박미향 기자
상수동 ’스노브’의 홍차빙수. 박미향 기자

독특한 재료로 승부

부빙: 초당옥수수, 유자, 레몬, 캐러멜 등을 빙수 재료로 쓰는 빙수전문점으로, 김소연·아연 자매가 일본 도쿄의 다채로운 빙수 세계에 반해 연 곳이다. 블루레몬빙수는 레몬을 통째로 갈아서 파란색 칵테일 시럽을 뿌렸다. 올해 출시한 초당옥수수빙수에 들어가는 초당옥수수는 전북 완주의 한 농가에서 계약 재배한 것이다. 얼음 위에 차가운 옥수수퓌레를 뿌리고 그 위에 잘 익은 옥수수 알을 박는데, 후추를 뿌려 먹는다. 유자빙수에서는 연유 맛이 안 난다. 아연씨는 “얼음뿐이다. 연유나 우유가 들어가면 유자 맛을 해친다”고 했다. 빙수 종류마다 얼음 가는 정도를 다르게 해 재료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했다. (종로구 부암동 254-3)

부암동 ’부빙’의 초당옥수수빙수. 박미향기자
부암동 ’부빙’의 초당옥수수빙수. 박미향기자

도쿄빙수: 올해 5월에 문을 연 빙수전문점으로 서울 망원동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자리잡았다. 외국계 기업에 다녔던 주인 김성론씨는 도쿄 등에 출장을 가면서 일본 빙수 세계에 눈을 떴다. 복숭아 같은 제철과일과 토마토, 서리태처럼 기존 빙수집에서 보기 드문 재료로 맛을 낸다. 빙수 조리법은 음식을 전공한 아내가 짠다. 10~15가지다. 그중에서 매달 5가지만 골라 만든다. 최근엔 토마토빙수가 가장 인기다. 후추와 바질이 들어가 독특한 맛을 낸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서 줬던 기억을 살려 만들었다”고 한다. 우유와 연유는 빙수 종류에 따라 비율을 달리해 넣는다.(마포구 망원동 414-56)

망원동 ’도쿄빙수’의 토마토빙수. 박미향 기자
망원동 ’도쿄빙수’의 토마토빙수. 박미향 기자

이밖에 소격동의 ‘카페 보라’는 가게 이름처럼 보라색이 감도는 자색고구마가 빙수 재료다.

소격동 ’카페 보라’의 자색고구마빙수. 박미향 기자
소격동 ’카페 보라’의 자색고구마빙수. 박미향 기자

부암동의 ’부빙’. 박미향 기자
부암동의 ’부빙’. 박미향 기자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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