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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남자들이여, 이제 울어도 됩니다

등록 2017-11-30 10:09수정 2017-11-30 10:57

향이네 식탁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조선시대 서민 먹거리로 가장 인기 있었던, 당시 없어서 못 팔았던 참외. 그 참외에 얽힌 추억이 제겐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제 어머니의 기억인 거죠. “어찌나 웃겼던지”라고 시작하는 어머니의 기억은 이렇습니다. 2살, 혹은 3살, 하여간 겨우 기어 다닐 때쯤 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뜨거운 가마솥에 떨어져서 화상을 입었죠. 아파서 앙앙 울던 제게 어머니가 참외를 건넸는데 그 순간 눈물을 뚝 멈추고 아삭아삭 먹더랍니다. 그때도 전 식욕이 모든 감각을 앞섰나 봅니다.

다쳤을 때, 마음이 아플 때 흘리는 게 눈물입니다. 흉악범죄가 매년 느는 걸 보면 우리 사회는 지금 아픈 게 맞습니다. 치료약이 좀처럼 보이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인터넷 세상을 보면 타인에 대한 배려, 연민보다는 손가락질, 비난, 심리적 배설 같은 것들만 잔뜩 있습니다. 쓰리고 아픕니다. 어쩌면 이 모든 부정적인 현상의 원인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지 못해서가 아닐까요?

정신심리학 용어에 ‘다이애나 효과’란 게 있습니다. 영국 황태자비 다이애나가 숨지자 전 국민이 슬픔에 빠져 한동안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이후 우울증 환자가 급격하게 줄었다는군요. 울음이 집단 치료제가 된 겁니다. 눈물은 신이 내려준 축복인데 한국 사회는 억누르라고 강요받아왔습니다.

이제 올해가 한 달 남았습니다. 지난 한 해를 떠올리면서 우리 모두 펑펑 울어버립시다. 아팠던 것들 모두가 바람에 흩날리는 눈꽃처럼 사라지지 않을까요.

눈물이 안 나는데 어떻게 우냐고요? ‘눈물’을 부를 방법을 준비했습니다. 깊고 넓은 눈물의 과학적 고찰도, 동물들의 눈물에 숨겨진 비밀도 준비했습니다.

참 그것 아시는지요? 서구의 여러 과학자의 실험 결과 여자의 눈물은 남자의 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을 줄여 성적 충동과 공격성을 낮추는 반면 남자의 눈물은 오히려 여자들을 유혹한다는군요. 남자들이여, 이제 울어도 됩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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