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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원동연 “신과 함께 3·4편도 만들 생각입니다”

등록 2018-08-09 09:34수정 2018-08-09 10:17

김성일이 만난 완소 피플

<광해>·<신과 함께-죄와 벌> 제작한 원동연
신작 <신과 함께-인과 연>도 개봉 첫날 최다 관객
“원작 재해석···칭찬 받고 싶어요”
최근 개봉한 <신과 함께> 2편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제작자 원동연. 사진 임경빈(스튜디오 어댑터)
최근 개봉한 <신과 함께> 2편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제작자 원동연. 사진 임경빈(스튜디오 어댑터)
‘1000만 관객 영화 제작자’. 리얼라이즈 원동연(54) 대표 이름에 따라다니는 별칭이다. 그가 제작한 <광해, 왕이 된 남자>, <신과 함께-죄와벌> 등이 1000만 관객 돌파 영화다. 지난 1일 <신과 함께-인과 연>도 개봉 첫날 100만명의 관객이 들어 영화판을 뒤흔들었다. 국내 ‘1000만 관객’이 든 영화는 감독이 직접 제작에 나선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 대표처럼 영화감독이 아닌 이가 제작에 나서 ‘1000만 관객 동원 영화’를 만든 경우는 드물다. 충무로 영화판이 그를 주목하는 이유다.

1995년 영화 <돈을 갖고 튀어라>에서 각본가로 데뷔했던 그는 곧 제작자로 방향을 틀어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이 있다. 김성일 스타일리스트가 지난 2일 그를 만났다. 정리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김성일(이하 김) 원래 각본가로 데뷔했잖아요. 보통 각본 쓰다가 감독으로 전향하던데. 제작자가 된 이유가 있나요?

원동연(이하 원) 감독은 전체를 조율해야 하기에 차분해야 합니다. 저는 감정 기복이 좀 있어서요(웃음). 소심하기도 하고.

어떤 면이 그런가요?

배우가 물로 뛰어들어야 하는 장면을 찍을 때였어요. 감독이 계속 다시 찍자고 하더군요. 제가 감독한테 “배우 죽으면 어떡하나? 그냥 오케이 하자”고 설득하는 식이에요. 안전장치를 하고 촬영해도 걱정되는 거예요.

제작자로 성공했으니까 다행이에요(웃음). 그동안 영화를 제작할 때마다 ‘섹시한 기획“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무슨 뜻인가요?

저는 기본적으로 상업 영화인입니다. 동시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주의에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관객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거죠.

그런 관점에서 영화를 제작하니까 <신과 함께-죄와 벌>같은 흥행작이 나오는군요.

저도 망한 영화 많아요. 2004년 영화 <마지막 늑대>를 제작했지요. 첫 작품이었어요. 흥행하지 못했지요. 그 무렵 어버이날 아버지와 식사를 하는데, 술만 드시는 거예요. “너 감옥에 언제 가냐”시며 우시는 거예요. 투자받아 영화 제작했는데 망했으니 그리 생각하신 겁니다. 그때 아버지의 말씀을 지금도 금과옥조로 생각해요. 남의 돈으로 영화 만들 때는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각오로 심혈을 기울여 만들게 됐죠.

제작한 영화 중에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요.

2006년 제작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가장 마음에 남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나이 마흔 세살에 그 영화로 처음 돈을 벌었어요(웃음). 그 영화 제작할 때 주변에서 다들 염려했거든요. 당시 신인이었던 배우 김아중씨가 주연이었던 데다 ‘고작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성형미인에 대한 영화나 만드느냐’는 비난도 받았죠. 그런데 막상 개봉하자 영화 주제곡 ‘마리아’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죠. 대부분 만류했던 영화가 잘되니까 기쁨이 더 컸어요. 이후 여러 작품을 성공시켰지만 이때만큼 희열을 느끼진 못했어요.

반대에도 제작을 밀어붙였잖아요. 어떤 확신이 있었나요?

창작이라는 게 여러 사람이 합의할수록 독특한 색을 잃는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의 취향이 다 개입되기 때문이죠. 차라리 스티브 잡스처럼 능력 있는 리더가 적극적으로 한 주제를 끌고 가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걸 제작하는 편이죠. 누가 좋다는 걸 굳이 하지 않는 편이에요.

본래 각본가였던 원동연씨(사진 왼쪽). 영화 제작에 뛰어든 사연을 김성일 스타일리스트에게 얘기하고 있다. 사진 임경빈(스튜디오 어댑터)
본래 각본가였던 원동연씨(사진 왼쪽). 영화 제작에 뛰어든 사연을 김성일 스타일리스트에게 얘기하고 있다. 사진 임경빈(스튜디오 어댑터)

판타지물이 전무한 한국영화계에서 <신과 함께>는 일종의 도전이었잖아요.

제가 영화를 제작하는 가장 큰 목적은 동시대 사람들이 단 2시간이라도 영화를 보며 위로받는 것입니다. 저 역시 원작 웹툰 <신과 함께>를 보고 큰 위로를 받았거든요. 주인공이 평범한 소시민이잖아요. 이승에서는 존재감 없이 살았는데 저승에선 진심으로 변호해주는 이가 있잖아요. 고마운 얘기죠. 이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힘이 될 거라고 본능적으로 느꼈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파’같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신과 함께> 1편은 시리즈의 첫 번째였기에 관객이 쉽게 영화에 빠져들게 하고 싶었어요.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울리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죠. 그러려면 신파만큼 효과적인 게 없어요. 반면 2편은 좀 더 얘기에 집중해주길 바랐어요. 인물들의 배경이 영화에 등장하면서 퍼즐이 맞춰지도록 만들었지요.

주로 원작이 있는 영화를 제작하는 이유가 있나요.

그동안 국내 영화계에서는 시나리오 비중이 컸어요. 그러면 그 주변 산업들이 커지질 않아요. 검증받은 소설이나 웹툰 등을 영화로 만들면 다양한 분야가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웹툰 기반 영화가 뜨면 웹툰도 함께 주목받겠죠? 각자 자기 분야에서 하던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교류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오거든요. 앞으로도 원작이 있는 작품을 제작하고 싶어요.

한편으로는 원작과 비교되는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요.

<신과 함께> 시리즈가 그런 면에선 나름 의미 있는 일을 했어요. 주호민 작가님의 원작에선 ‘진기한’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있었지만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죠. 주요 인물을 빼고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된 거예요.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재해석한 점에 대해서는 칭찬을 좀 받고 싶어요.

대만과 홍콩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고 들었어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해요?

’가족애’, ’사랑과 용서’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잖아요. 그것을 판타지라는 장르에 담았기 때문에 관객들이 신선하게 생각한 거 같아요. 게다가 불교 문화권에 있는 아시아 국가에서는 이 얘기가 생경하지 않은 거예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얘기를 안 믿어요.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흥행했던 영화 <부산행>도 비슷한 사례예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고속열차에서 좀비로부터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사랑 이야기잖아요. 이런 건 어느 나라에 가도 어색하지 않죠.

<신과 함께> 3편도 나올까요?

여건만 된다면 <신과 함께>를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로 만드는 게 목표예요. 지금까지 쌓아 놓은 탄탄한 이야기와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2편에서 끝내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한국의 영화 기술은 할리우드에 결코 뒤지지 않거든요. 적어도 3편, 4편까지는 만들고 싶어요. 이미 대만이나 홍콩 등 아시아권에서는 <신과 함께>를 비롯한 한국영화가 하나의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어요. 이 여세를 몰아가야죠.

끝으로 하고픈 말이 있나요?

우선 이렇게 좋은 원작을 만들어 준 주호민 작가님에게 참 고마워요. 원작을 영화로 쉽고 따뜻하게 풀어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김용화 감독이 얼마나 대단한 감독인지도 관객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원동연 프로필

1995년 <돈을 갖고 튀어라> 각본

2000년 <싸이렌> 공동제작

2004년 <마지막 늑대> 제작

2006년 <미녀는 괴로워> 제작

2008년 <마린보이> 제작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 제작

2017년 <대립군>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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