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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1m의 삶, 시골 개들에게 자유를!

등록 2019-12-25 21:00수정 2019-12-26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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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진돌이TV> 화면 갈무리
유튜브 <진돌이TV> 화면 갈무리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이 채널은 정말 우연히 시작됐다. 30대 회사원인 ‘나’는 서울 근교의 거래처 공장에 묶여 사는 백구 진돌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늘 불편했다. 하지만 주인도 아닌데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고, 괜한 참견 같아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용기를 내어 일요일마다 산책을 시켜줘도 되느냐 공장 사람들에게 물었고, 방치 상태이던 진돌이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던 그들은 마음대로 하라고 대답한다. 그렇게 진돌이와 ‘나’의 일요일 산책 데이트는 시작됐다.

<진돌이TV> 운영자는 구독자들과 댓글로 꾸준히 소통하면서 진돌이를 위한 깨끗한 물그릇과 긴 목줄, 추운 날엔 따듯한 새집과 더운 날엔 시원한 물수건을 하나하나 장만했다. 태어나 처음 공장 마당 밖으로 나온 진돌이는 동네 골목에서 평생 1m 목줄에 묶여 사는 시골 개들을 만나고, 그 개들과 함께 산책에 성공하기도 하고 때로 그 개들의 주인에게 문전박대당하기도 한다. 간식도 장난감도 계곡 물놀이도 진돌이에겐 모두 처음인데, 늘 풀이 죽어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경계하던 진돌이가 행복한 표정으로 숨이 찰 때까지 달리며 사람에게 점점 다가오는 1년여의 과정은 독립영화 한 편을 보는 듯 감동적이다. 작은 용기가 일으킨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진돌이를 위한 ‘시골 개 산책 캠페인’을 개최해 1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모였고 작은 기적을 만들었다. 몇 달 전부터 <진돌이TV> 채널의 주인은 자동차 엔진룸에서 구조한 고양이 시루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불쌍한 개 한 마리 돌봐준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 개에게는 세상이 바뀌는 일”이라고 말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 채널을 추천한다.

최고운(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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