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 부패하는 게 아니라 부패한 사람이 권력에 다가가는 거야.” 불의에 맞서는 통쾌한 캐릭터로 열혈 시청자를 확보한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열혈사제>의 주인공 김해일이 던진 대사다. 권선징악을 믿는 사제이지만 다혈질이기도 한 주인공. 그가 펼치는 시원하고 유쾌한 응징은 비방과 잔인한 범죄가 만연한 세상에서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판타지 소설 <어게인 마이라이프>의 주인공 김희우 검사도 김해일 못지않은 정의의 사도다. 그는 거물급 정치인을 조사하다 살해당하지만, 어떤 존재의 도움으로 부활한다. 모든 기억을 간직한 채 말이다. 고등학생이 된 그는 가난도 벗고 왕따도 당하지 않는다. 사법고시도 한 번에 붙는다. 부모님께 집도 사준다. 이제 남은 일은 그를 비참한 죽음으로 몰고 간 부패한 정치인 조태섭 총리를 단죄하는 것. 하지만 인생 2막을 시작했더라도 부패한 권력을 처단하는 일은 녹록지 않은 법이다. 무모해 보이지만 속이 시원한 그의 복수에 독자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어게인 마이라이프>는 ‘회귀’를 이야기 전개의 전환점으로 삼은 전형적인 전문직 판타지물이다. ‘네이버 시리즈’에서 95만뷰를 기록한 이 작품은 저스툰코미코 등 여러 플랫폼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어게인 마이라이프>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도 연재를 시작했을 정도다.
의협심 강한 주인공 같은 이들의 활약이 절실한 강퍅한 때다. 널리 읽히는 웹소설엔 이유가 있다.
이수현(웹소설 엠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