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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으로 맑은 몸 일궈볼까

등록 2009-02-23 19:46수정 2009-02-23 20:42

채식으로 맑은 몸 일궈볼까. 그래픽 송권재 기자
채식으로 맑은 몸 일궈볼까. 그래픽 송권재 기자
[생활2.0] 초보 기본기 숙달 가이드




고마운 마음으로
꼭꼭 씹어 먹으면
자연의 기운 흠뻑

우리나라에서 ‘채식 인구’를 늘린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웰빙 열풍, 또 하나는 광우병 파동 같은 먹을거리 안전 문제였다. 하지만 모든 채식인들을 이 두 가지 범주에만 묶을 수 없다. 에스라인 몸매를 가진 미모의 연예인부터 산중의 수행자들까지, 편히 살다 갈 수 있는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부터 광우병 소고기 수입반대 시위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채식을 한다. 동기도 다양하다. 건강을 위해서, 환경 때문에, 영적 성장을 위해서, 비인도적인 육식을 반대하기 때문에 등등. 어떤 이유에서 채식을 시작하든 채식에는 ‘기본기’가 있다. 초보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채식 요령들을 알아봤다.

■ 단계 밟기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씨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지녔다. 객석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대단하다. 노래를 힘차게 부르려면 고기도 많이 먹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채식인이다. 올해로 8년째다. 처음엔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먹지 않다가 1~2년 뒤 닭고기와 계란도 끊었다. 지난해 촛불집회 땐 피터 싱어의 <죽음의 밥상>을 읽고 우유까지 끊었다. “노래하면서 뱃심 달리는 건 없어요. 오히려 소화 잘되고, 피부가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채식을 하려는 이들 상당수가 이렇게 단계적으로 육식과 결별한다. 네발 포유류, 가금류·조류, 어류, 우유·달걀을 차례대로 끊어간다. 채식 단계도 이에 따라 나뉜다. 조류나 가금류를 먹으면 ‘세미 채식’(준채식), 어패류를 먹으면 ‘페스코’(생선채식), 우유·달걀을 먹으면 ‘락토오보’(유란채식), 어떤 동물성 단백질도 섭취하지 않는 완전 채식의 단계는 ‘비건’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만 일컬어지는 ‘비덩주의’가 있다. 덩어리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다. 개인차는 있지만 육수처럼 형체가 없는 고기류는 먹을 수도 있다는 것. 이는 채식을 시작하면서 가장 가볍게 도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나라 채식인들 상당수는 ‘페스코’다. 극소량의 유제품이나 육류 조미료의 뒷맛까지 가려내는 비건은 실천하기가 매우 어려워 소수에 그친다.

■ 나와 남을 설득하기

채식 실천은 금연과 비슷하다. 결심이 없으면 무너지기 십상이다. 주변에 본인이 채식을 한다고 ‘커밍아웃’하는 것도 한 방법. 가끔 채식인을 못마땅해하는 이들이 있다. 시비가 붙으면 논쟁보다 가볍게 설득하는 게 마음 편하다. ‘채식하는 래퍼’로 잘 알려진 박하재홍씨는 “‘내가 너 대신 너 먹는 만큼 고기를 안 먹어줄게’ 하는 식으로 말하면 거부감보다 환영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는 “우유까지 먹냐, 달걀까지 먹느냐”는 서양의 채식 기준이 우리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자신의 채식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도 필요하다. 박하재홍씨는 “동물의 착취 과정을 수반하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라고.

채식인들은 외식이 어렵다. 채식주의자 메뉴가 따로 있는 외국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도 생각하기 나름. 우리의 다채로운 레시피는 채식에 큰 도움이 된다. 서양 채식인들이 부러워하는 갖가지 나물·두부·버섯류가 대표적이다. 제철채소·나물로 생채·숙채를 해서 된장·고춧가루·간장·소스를 다양하게 개발해보자. 해먹을 수 있는 반찬 가짓수가 곱절로 늘어난다. 거기에 면류·부침류도 첨가해보자. (표 참조)

채식식단 종류가 정말 많아요~ 오른쪽 사진은 사찰음식점 ‘아승지’의 채식 메뉴.
채식식단 종류가 정말 많아요~ 오른쪽 사진은 사찰음식점 ‘아승지’의 채식 메뉴.

■ 제철 자연식 통째로

채식을 시작하면 입맛이 예민해진다. 화학조미료도 거북해지는 수가 많다. 오신채 같은 향이 강한 재료들과 매운맛도 차츰 멀어진다. 사찰음식 전문점 ‘아승지’의 지호 스님은 오신채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다양한 조리 방법을 강조했다. 스님은 “버섯·다시마로 맛을 내고 설탕 같은 정백당을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물을 만들 때도 과일물에 우려내면 쓴맛이 사라지고 감칠맛이 난다. 국산 재료로 깨끗하게 만든 천연식·자연식은 미각이 순해진 채식인들의 입맛에 더 맞다.

우유·달걀·정백당을 쓰지 않는 ‘비건 베이커리’도 인기다. 이재희 프리베 대표는 “비건인들은 단맛을 즐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곳에선 우유·달걀을 넣지 않아 거친 통밀빵과 설탕을 넣지 않은 콩식빵이 가장 많이 팔린다. 이렇게 정백당을 멀리하는 만큼 그로 인한 비만 등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청미래’의 민형기 원장은 깨끗한 제철 채식과 친환경 식자재 먹기를 강조한다. 특히 예비 신랑·신부들이 식습관을 바꿔 몸과 마음을 청소하면 2세들까지 건강하다고. 수험생은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몸이 탁하면 탁한 음식을 찾고, 몸이 깨끗하면 깨끗한 음식을 먹게 된다”는 게 그의 신조. “생채식을 하면 몸이 맑아지고, 맑아진 몸만큼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찾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채식모임의 ‘영양학적 대모’ 격인 송숙자 전 삼육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현미 건강법’을 권한다. 특히 배아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20여 가지나 들어 있고 싹을 틔울 수 있는 생명력이 있어 몸에 좋다고 한다. 송 교수는 “현미·통밀·잡곡이야말로 인류의 참 먹을거리”라고 강조한다. 정제·가공 과정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 오해와 이해를 넘어

채식이 무조건 몸에 좋다는 ‘건강 이데올로기’는 채식인들이 경계하는 일이다. 채식인 모두가 건강한 것도, 채식한다고 모두가 건강이 회복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동물성 단백질을 끊는다고 백미만 먹으면 몸이 급속히 나빠진다. 무조건 채식이 몸에 이롭다거나 무조건 육식이 몸에 나쁘다는 이분법은 소모적 논쟁을 낳기도 한다.

채식과 에코페미니즘 연구로 잘 알려진 정고미라 박사(여성학)는 강박적인 채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채식이 자신을 불편하게 하고 계율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환경·동물억압의 관점뿐만 아니라 먹을거리와 나 자신이 결국 다르지 않은 한 몸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대립을 위한 채식이 아니라 좋은 방향으로 가는 계기가 되어야지요.” 채식만이 살길이라는 강박보다는 내 앞에 놓인 자연에 가까운 음식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매번 고맙게 꼭꼭 씹어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렇게 먹으면 더 좋아요~

이렇게 먹으면 더 좋아요~
이렇게 먹으면 더 좋아요~

① 주식은 반드시 현미나 잡곡밥을 먹되 씹고 또 씹을 것. (현미 60%, 좁쌀 20%, 검은콩 10%, 강낭콩 10%)

② 반드시 매끼 콩을 20~30g (두세 숟가락) 곁들일 것.

③ 지방 섭취를 위해 들깨나 깨, 아몬드 중 한두 가지만 선택해 20~30g 먹을 것.

④ 반찬으로 먹는 채소 외에 영양보충으로 생채소를 100g 먹을 것.

⑤ 과일은 후식으로 먹기보다 식사 전에 충분히 먹을 것. 과식·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⑥ 과식은 금물. 간식과 늦은 저녁식사는 질병의 기초를 놓는다.

글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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