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2.0] 그렐린 활성 메커니즘 밝혀져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은 밥 먹기 직전에 많이 분비돼 식욕을 돋우고 지방의 체내 축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허기 호르몬’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동안 허기 호르몬 그렐린은 위장이 비어 배고픔을 느낄 때에 활성화한다고 흔히 알려졌으나, 이 호르몬의 활성화 메커니즘이 이와는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신시내티대학 연구팀은 그렐린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것은 우리가 먹는 음식의 지방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배고픔이 아니라 기름진 음식이 그렐린의 활성화를 일으키는 직접 원인이라는 것이다. 기름진 음식에 든 지방이 위장에서 그렐린을 활성화해 영양 대사를 적절히 조절하고 지방의 체내 축적을 촉진하는 구실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위장에 있는 ‘그렐린 활성 효소’(GOAT)가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서 생긴 지방산을 그렐린 호르몬에 붙임으로써 그렐린을 활성화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이런 연구 결과는 생쥐 실험에서 나왔다. 그렐린 활성 효소의 기능을 왕성하게 만든 유전자 조작 생쥐한테 기름진 음식을 먹였더니 비만 효과는 더욱 커졌으며, 반대의 경우엔 반대 결과가 나왔다. 그렐린 활성화가 “위장에 지방이 들어왔다, 저장하라”는 신호를 우리 몸에 알리는 ‘지질 센서’의 구실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풀이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의 한 연구팀도 그렐린 호르몬의 활성화가 식욕을 돋우고 복부의 내장 지방 조직에 지질을 축적하라는 생체 신호로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달 의학저널 <국제 비만 저널>에 발표한 바 있다. 1999년에 아미노산 28개로 이뤄진 호르몬으로 처음 알려진 그렐린은 애초엔 성장호르몬 촉진 물질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에너지 대사 조절을 비롯해 여러 생리 작용을 하는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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