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드나드는 길인 기도엔 아주 작은 솜털 모양의 섬모들이 나 있다.
[건강2.0] 미 아이오와대 연구팀 “쓴 약물로 기관지 염증 진정효과 기대”
쓴맛을 느끼는 미각 세포 수용체가 혀에만 있는 게 아니라 폐로 향하는 기도에 나 있는 섬모들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 연구팀이 밝혔다. 이 섬모들은 쓴맛 성분을 감지하면 활발한 섬모운동을 일으켜 유해한 독소가 폐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구실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사실은 미국 아이오와대학 마이클 월시 교수 연구팀이 사람 기도의 상피조직에 있는 운동성 섬모 세포들에서 쓴맛을 느끼고 반응하는 미각 수용체 단백질(‘T2R’) 4종을 찾아냄으로써 확인됐다. 이 연구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온라인판에 최근 발표됐다. 숨이 드나드는 길인 기도엔 아주 작은 솜털 모양의 섬모들(사진)이 나 있는데, 이들은 점액이나 박테리아 같은 외부 물질이 폐에 들어올 때 물결치는 듯한 섬모운동을 해 폐를 보호하는 구실을 한다. 이번 연구에선 운동성 섬모들이 이런 외부 물질은 물론이고 쓴맛 성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운동성 섬모들이 니코틴 같은 쓴맛 성분의 물질에 노출될 때 쓴맛을 감지하면 활발한 섬모운동을 일으킨다는 사실도 찾아냈다. 4종의 수용체 단백질들은 섬모의 여러 곳에 분포해 쓴맛의 감지와 운동을 일으키는 신호 전달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언론매체 인터뷰에서 “혀에서 쓴맛은 미각 세포를 깨워 뉴런을 자극함으로써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기도에서 쓴맛은 섬모의 미각 수용체들을 활성화해 섬모운동 반응을 직접 이끌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쓴맛을 이용한 약물을 개발하면 기관지 질환의 증세를 완화하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 연구자는 “쓴맛 성분의 약물이 기도에서 생기는 염증이나 자극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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