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2.0] 시카고대 연구팀 “외로운 쥐들 종양조직 빨리 자란다”
사회적 고립감이 크면 암 환자의 병세도 더 나빠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실험에서 사회적 고립이라는 환경과 심리가 스트레스 호르몬을 더 많이 분비하게 하고 이것이 증세 악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암 예방 연구>에 최근 낸 논문에서 “유방 안 유선종양의 유전적 기질을 타고난 생쥐들을 어미 쥐의 품에서 떼어내어 홀로 살게 했을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유선종양이 더 크게 자라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렇게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조작해 유선종양의 기질을 타고난 실험용 생쥐를 만들고서, 한 집단은 어미 쥐와 함께 살게 하고 다른 집단은 홀로 살도록 통제한 채 실험했다. 그랬더니 사회적 고립 환경에서 사는 생쥐들한테 나타난 유선종양이 훨씬 더 크고 빠르게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도 크게 늘어났다.
스트레스가 질병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졌으나, 그 영향이 실제 얼마나 크며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가 질병을 악화시킨다는 통설을 다시 확인해주는 새로운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 같은 생화학 물질의 혈액 내 순환이 질병 악화를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들을 깨우거나 억제하는 방식으로 암의 성장에 관여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암연구협회(AACR)는 보도자료에서 “이 연구는 사회적 환경이 ‘질병의 생물학’을 바꿀 수도 있고 뚜렷이 다른 결과를 일으킬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어떤 유형의 세포들에 영향을 끼치는지 등을 정확히 가려내기 위해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암 성장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방송 <비비시>가 전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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