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2.0] 듀크대, 자기최면 상상법 실험…어린이 기능성 복통에 효과
마음을 가라앉히는 자기최면의 상상 요법이 어린이들한테 자주 나타나는 기능성 복통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에서는 병원 치료만을 받은 어린이들보다 치료와 함께 이런 상상 요법을 받은 어린이들이 3배가량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국제 학술지 <소아과학>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과 듀크대학 연구팀은 원인을 알기 힘든 복통을 자주 앓는 6~15살짜리 어린이 34명을 대상으로 행한 실험에서 이런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능성 복통은 어린이 다섯 중 한 명꼴로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상상 요법을 날마다 10분짜리 프로그램과 격주에 4차례의 20분짜리 치료 프로그램을 여섯 달 동안 진행했다. 최면 상상 요법에서는 어린이들한테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게 하거나, 자기 손바닥에 빛을 내는 특별한 액체가 묻어 있다고 생각하게 한 뒤에 손바닥으로 배를 문지르면 빛과 온기가 배 속에 전해지고 그래서 복통을 막아주는 보호막이 생겨난다는 상상을 하게 했다.
상상 요법을 받은 73.3%의 어린이들이 상상 요법 프로그램을 받은 뒤에 배의 통증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답했다고 연구자들은 보고했다. 일반 치료만을 받은 어린이들 중에선 26.7%만이 그렇게 답했으나, 상상 요법을 받고 나서는 그 수가 58.3%로 늘어났다. 복통 감소 효과는 62.5%의 어린이들에서 여섯 달가량 지속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어린이 기능성 복통의 경우에 병원 치료와 상상 요법을 함께 받을 때 치료 효과가 뚜렷이 높아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으나, 왜 이런 효과가 생기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일부에선 최면 상상 요법이 내장의 과민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연구팀은 “자가 요법은 자주 복통을 앓는 어린이들한테 도움이 될만한 값싸고 손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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