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2.0] 사이언스지 “포유류만 지닌 미각수용체 발견”
보글보글 거품이 터지는 탄산음료를 마실 때 느끼는 탄산의 맛은 따로 있을까, 아니면 그저 탄산 거품의 자극과 음료의 맛이 어울려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오랫동안 탄산의 맛은 신맛, 짠맛 같은 별개의 미각이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탄산 맛을 느끼는 미각 수용체가 혀 세포에 따로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과 미국립보건원(NIH) 산하 연구소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낸 논문에서 콜라, 소다수 같은 탄산음료에 들어가는 주성분인 이산화탄소를 ‘맛으로’ 느끼는 미각 수용체(효소)를 혀의 신맛 세포에서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다른 맛이 섞이지 않은 소다수나 이산화탄소 가스만으로도 생쥐의 미각 신경세포가 뚜렷히 반응한다는 사실을 실험에서 확인했다. 이산화탄소가 어떤 식으로건 맛으로 감지된다는 뜻이다. 이어 단맛, 짠맛, 신맛, 쓴맛과 다섯째 미각인 ‘우마미’(Umami·좋은 느낌의 맛) 등 5가지 미각 가운데 무엇이 탄산 맛을 감별하는 데 관여하는지 밝히기 위해, 특정 미각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 유전자 조작 생쥐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 실험에선 신맛을 느끼지 못하는 생쥐에서만 탄산을 맛으로 느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신맛 세포의 표면에서 이산화탄소를 맛으로 감지하는 미각 수용체(CA-4)를 찾아냈다. 이 수용체의 유전자가 없는 생쥐는 탄산 맛을 감지하지 못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 수용체가 먼저 탄산 맛을 감지하면 신맛 세포를 활성화해 뇌에 탄산 맛을 감각신호로 전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그런데 왜 포유류는 이산화탄소를 특별히 맛으로 느끼는 능력을 키우며 진화했을까? 연구팀은 “탄산 맛의 감지가 이 수용체의 기본 역할인지, 다른 기본 역할로 생긴 부수적 결과인지는 후속 연구에서 더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외국 언론들이 전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