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 복당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최연희 의원이 2006년 6월 여기자 성추행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공판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뉴스 쏙]
지난해 이어 또다시 ‘여론 찔러보기’
출당 3년째 맞은 최의원도 정지작업
지난해 이어 또다시 ‘여론 찔러보기’
출당 3년째 맞은 최의원도 정지작업
지난 2006년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한나라당에서 사실상 ‘출당’됐던 최연희 의원(무소속, 강원 동해·삼척)의 복귀 논의가 조심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여론과 여성계의 반발을 우려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 측근들과의 자리에서 “최연희 의원 복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의견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검찰 후배인 최 의원에 대한 연민을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지난해에도 측근을 통해 기자와 당직자 등을 대상으로 최 의원 복귀에 대한 의견을 간접적으로 물었으나,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 복당에 대해 한나라당 강원도당 위원장인 이계진 의원은 “형식적으로는 도당에서 심사하고 의결을 하면 되지만, 중앙당이 받아들일 뜻이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중앙당에서도 벌을 받을 만큼 받았다는 생각이 강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복당론자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 의원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도 지난해 총선 이후 복당에 대한 강력한 희망을 나타내며, 친분 있는 당내 인사들을 접촉해 ‘여론 정지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복당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무엇보다 ‘여론’이 부담스럽다. 한나라당이 성추행 전력이 있는 의원을 다시 받아들일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재선의원은 “이 문제는 개인과 당 사이에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민의 거부반응을 예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여성계의 반발 가능성이 변수다. 이구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최 의원은 의원직 사퇴 압력에도 탈당을 통해 당시 상황을 모면했다”며 “한나라당에 최소한의 여성인권 의식이 있다면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은 의원의 복당을 추진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했다. 가뜩이나 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복당을 추진했다가 보궐선거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낙선 후 재기를 노리고 있는 현 지역 당협위원장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의 복당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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