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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로봇’에 전투 맡겨도 될까?

등록 2009-02-05 19:19수정 2009-02-06 15:05

‘전투 로봇’에 전투 맡겨도 될까?
‘전투 로봇’에 전투 맡겨도 될까?
[뉴스 쏙]
국내서도 2012년 목표 ‘견마형’ 시험개발
미국선 ‘아군에 총구 겨눠’ 실전배치 취소

2030년 2월5일 새벽 1시 서부전선 최전방 초소.

외곽 초소에 경계병들이 보이지 않는다. 예전처럼 낮밤을 나눠 군인들이 24시간 경계근무를 하던 시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병사 대신 로봇이 최전방 경계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경계 로봇은 적외선·열화상 감시 기능과 360도 회전이 가능한 카메라를 갖췄다. 달빛이 없는 밤에도 2㎞ 밖 물체까지 찾아낼 수 있다. 로봇은 파악된 물체를 컴퓨터에 내장된 형상 데이터와 비교하고, 확인이 어려운 물체 동영상은 상황실로 보낸다. 상황실 근무자는 초소에 접근하는 물체가 적이라고 판단하면 로봇의 K-3 기관총을 원격 조종해 공격한다.

가상으로 꾸며본 상황이지만, 여러 나라가 다투어 전투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전투 로봇 개발의 선두주자는 미국이다.

미국은 외곽 지역 침입자 감시·정찰 로봇, 폭발물과 지뢰탐지 제거 로봇을 개발해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활용하고 있다. 또 기관총을 탑재해 원격제어가 가능한 근접전투용 로봇도 개발했다. 전투 로봇은 미국이 추진하는 ‘미래 전투체계’의 핵심전력이다. 미래전투체계의 뼈대는 첨단 정보통신기술로 무인화와 네트워크화된 신속배치군을 만들어 미군 인명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한국도 2012년을 목표로 로봇 시험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등은 지난해 10월 네트워크 기반 다목적 견마형 로봇, 무인 자율주행 차량, 휴대용 소형 지상로봇, 소형 항공로봇(무인헬기) 등 군사 로봇 4종류를 공개하고, 기동 시범을 선보인 바 있다. 이 가운데 견마형 로봇의 경우 100㎏가량의 무기나 짐을 싣고 들판이나 낮은 언덕을 최대 시속 40㎞로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원격 제어되는 기관총으로 무장해 전투 수행도 가능하다.


전투 로봇 개발을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한국의 현재 기술수준은 사전에 설정된 짧은 거리를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 이동하는 수준이다.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완전 자율화 단계를 10으로 보고 단계를 나눌 경우 3단계 수준이다.

미군은 6단계 수준이라고 한다. 미군은 2007년 이라크에 시험적으로 원격조종 전투로봇을 실전 배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로봇이 ‘멋대로’ 자동소총 총구를 미군에게 돌리는 오작동이 일어나 철수시켰다. 사고 원인은 소프트웨어 이상 또는 원격조종 과정에서 전파 혼선 등으로 추측됐다.

그러나 전투 로봇 개발과 관련해선 윤리적 논란이 일고 있다. 아군 오인 사격과 민간인 사살 등 도덕적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전투 로봇 만들기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미군으로부터 ‘윤리적 로봇’ 연구 의뢰를 받은 로널드 아킨 미국 조지아공대 교수는 “전투 로봇이 전장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인간 병사보다는 윤리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전쟁터의 병사들이 두려움, 분노에 휩쓸려 교전수칙 등을 어기고 민간인 학살도 벌이지만, 로봇은 감정에 따라 판단이 흐려지지 않으므로, 전투 상황에서 규칙을 지키며 싸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엘 샤키 영국 셰필드대 교수는 인간을 죽일지 말지에 대한 판단 권리를 기계에게 준다는 개념 자체가 끔찍하다고 반박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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