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러시아제 항공모함을 사들여 톈진에 만든 테마 전시장의 항공모함.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뉴스 쏙]
탑재할 항공전력·자체 방어할 해상전력 없어
군부 일각선 “차라리 잠수함 만드는 게 낫다”
탑재할 항공전력·자체 방어할 해상전력 없어
군부 일각선 “차라리 잠수함 만드는 게 낫다”
“조국의 바다에 만리장성을 쌓자.”(建設祖國的海上長城)
1990년대부터 중국이 해군 현대화에 나서며 내건 구호다. 중국 해군 발전전략의 핵심은 원자력잠수함과 항공모함이다. 현재 중국은 원자력잠수함을 갖고 있지만 항공모함은 한 척도 없다.
90년대 중반부터 ‘중국이 항공모함 제조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가 해마다 잇따랐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부인해왔다. 그런데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지난 20일 베이징을 방문한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한 회담에서 ‘항공모함을 갖고 싶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 최고 책임자가 항공모함 보유 의사를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밝힌 배경에는 세계 3위에 오른 중국의 경제력이 있다. 항공모함은 만드는 데 약 1조원이 필요하고 해마다 유지운영비만 3000억원이 넘게 들어간다. 이런 이유로 돈이 없는 나라는 항공모함을 가질 엄두를 낼 수 없다. 항공모함은 군사적 가치를 넘어 그 자체가 국력의 상징이다.
중국이 항모 보유 의사를 밝히자 중국 네티즌들은 인터넷에서 ‘항공모함 1번함’ 이름 공모를 하고 있다. 이들이 많이 추천한 이름 가운데 동이(東夷) 평정을 뜻하는 평이(平夷)가 눈길을 끈다. 동이는 중국 동북부 지역 및 한국과 일본에 분포한 종족을 중국인이 부르던 명칭이다. 그러므로 ‘평이’엔 한국과 일본을 제압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항공모함을 만들어 군사대국으로 내달리는 뜀박질을 한국, 일본, 대만 등 이웃들은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중국 대사를 지낸 전직 외교안보 고위당국자는 30일 “90년대부터 주중 한국대사관이 챙기는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중국의 항공모함 건조 동향”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항공모함 건조에는 단순한 군사 팽창 차원을 넘어 인도양과 태평양까지 원양 작전 능력을 키워 세계 패권을 놓고 미국과 맞서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중국이 첨단 군사기술의 복합체인 항공모함을 건조해 순조롭게 운용할 능력이 있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수십만t 짜리 민간 선박을 자체 건조할 능력이 있는 세계적 조선대국인 중국은 5만t 안팎의 중급 항공모함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항공모함만 만든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항공모함은 700㎞ 범위 안의 바다와 하늘을 장악하는 매우 치명적인 무기체계지만 자체 무장은 벌컨포 정도로 보잘것없다. 항공모함(aircraft carrier)은 영문 표기에서 알 수 있듯이, 싣고 다니는 항공기를 운용함으로써 그 역량을 발휘한다.
중국은 전투기 50대 안팎을 싣는 중형 항공모함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함재기로 러시아제 수호이 33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소극적인 태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자칫 자기들이 공격받는 부메랑이 될 수 있고 기술 유출을 걱정해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모함 작전의 관건은 항공모함의 자체 방어능력 확보다. 항공모함은 적 항공기와 잠수함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8~9척의 대형함으로 항모전단을 편성해 운용한다. 미해군은 항공모함 옆에 순항함 2척, 구축함 3척을 호위함으로 배치하고 적 잠수함 공격을 막기 위해 원자력잠수함 2척도 편성한다. 보급을 위해 군수지원함이 1척이 편성된다. 중국은 항모에 탑재할 전투기 등 항공전력, 항모전단을 구성할 해상 전력이 없고 몇 년 안에 이런 능력을 갖추기도 어렵다. 또 항모전단이 제구실을 하려면 지상 기지와의 통신체계, 전자전 장비, 대형 조기경보기, 인공위성, 항모전단 수상함과 잠수함의 유기적 연계 작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연계 작전을 펼칠 관련 장비 자체가 부족하다. 예를 들어 항공모함이 없는 일본은 피(P)-3시(C) 대잠초계기를 100대 넘게 운용하고 있지만 중국은 20대가량이다. 중국은 원거리 작전에 필수적인 항모용 공중급유기도 없다. 이 때문에 중국 군부 안에서는 ‘항모 회의론’도 만만찮다. 항모가 미 첩보위성에 항상 추적당하고 항공기와 잠수함의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항모 유지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낭비하지 말고 잠수함을 만들면 더 효과적으로 미국 항모와 맞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중국은 전투기 50대 안팎을 싣는 중형 항공모함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함재기로 러시아제 수호이 33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소극적인 태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자칫 자기들이 공격받는 부메랑이 될 수 있고 기술 유출을 걱정해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모함 작전의 관건은 항공모함의 자체 방어능력 확보다. 항공모함은 적 항공기와 잠수함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8~9척의 대형함으로 항모전단을 편성해 운용한다. 미해군은 항공모함 옆에 순항함 2척, 구축함 3척을 호위함으로 배치하고 적 잠수함 공격을 막기 위해 원자력잠수함 2척도 편성한다. 보급을 위해 군수지원함이 1척이 편성된다. 중국은 항모에 탑재할 전투기 등 항공전력, 항모전단을 구성할 해상 전력이 없고 몇 년 안에 이런 능력을 갖추기도 어렵다. 또 항모전단이 제구실을 하려면 지상 기지와의 통신체계, 전자전 장비, 대형 조기경보기, 인공위성, 항모전단 수상함과 잠수함의 유기적 연계 작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연계 작전을 펼칠 관련 장비 자체가 부족하다. 예를 들어 항공모함이 없는 일본은 피(P)-3시(C) 대잠초계기를 100대 넘게 운용하고 있지만 중국은 20대가량이다. 중국은 원거리 작전에 필수적인 항모용 공중급유기도 없다. 이 때문에 중국 군부 안에서는 ‘항모 회의론’도 만만찮다. 항모가 미 첩보위성에 항상 추적당하고 항공기와 잠수함의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항모 유지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낭비하지 말고 잠수함을 만들면 더 효과적으로 미국 항모와 맞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