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8개 팀 감독과 기사, 팬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연봉제라면 얼마 받을까요?”(바둑 팬)
“저는 5억 지르겠습니다.”(신진서)
바둑 팬이라면 누구라도 궁금해할 질문이고, 쉽게 들을 수 없는 얘기들이 나오면서 개막식 미디어데이 현장 열기는 뜨거웠다. 팬들의 즉문에 즉답하는 선수들의 재치도 넘쳤다.
킥스의 신진서 9단 등이 19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28일 시작해 5개월 장정에 들어가는 새 시즌의 각오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지난 시즌 챔피언 킥스를 비롯해 원익ㆍ바둑메카 의정부ㆍ한국물가정보ㆍ수려한합천ㆍ정관장천녹ㆍ울산 고려아연ㆍ마한의심장 영암 등 8개 팀의 감독과 팀 당 2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이번 시즌은 새 규정에 따라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는 등 변화를 예고하고 있고, 팬들은 지난해 우승팀인 킥스와 주장 신진서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최고의 기사인 킥스의 신진서 9단이 19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한국기원이 이날 공개한 팬 투표 결과에 따르면, 신진서를 보유한 킥스는 이번 시즌 1순위 우승후보(48%)로 꼽혔고 다승왕 후보로는 신진서(81%)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소속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보증수표 신진서는 “이번 시즌에도 우승하고 최우수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킥스와 함께 3년 연속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바둑 팬들의 질문 시간에는 민감한 주제가 나왔다. 한 팬은 선수들에게 “연봉제로 갈 경우 몸값이 얼마 될 것 같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강동윤 9단(한국물가정보)이 “나는 1억원을 받고 싶다”고 했고, 신진서는 “연봉제로 가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저는 5억원을 지르겠다”고 말했다.
노련한 박정환 9단(원익)이 “많이 받고 싶지만, 9천만원이다”라고 답하자, 신민준 9단(고려아연)은 “박정환 사범 때문에 9천만원부터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변상일 9단(천녹)은 “스스로 매기기가 어렵다. 팬들이 매겨달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19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8개 팀의 감독과 주요 기사들이 팬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이날 행사에서는 팬 대국초청(킥스), 팬 문화유산 탐방(마한의 심장), 팬 선물행사(한국물가정보), 팬 힐링 투어(원익) 등 각 팀의 우승 공약이 등장했고, 박정상 감독이 우사인 볼트의 몸동작을 흉내 내고, 최명훈 감독의 어퍼컷을 하는 등 대국 승리 때 선보일 세리머니도 공개됐다. 바둑리그 유일한 여성 기사로 참여하는 김채영 8단(고려아연)은 “큰 무대에 서게 돼 자랑스럽다. 대국 기회가 왔을 때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28일 한국물가정보와 수려한 합천의 개막전으로 시즌을 열며, 매주 목∼일요일 저녁 7시부터 바둑TV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우승상금은 2억5000만원이며,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