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밑자락에서 바둑 삼매경에 빠진 변방의 애호가들.
실력은 하수라도 열정은 고수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이 열린 충남 유성서 만난 유럽·중남미 아마들
대국이 끝나도 또 바둑…“좋아하는 프로기사를 가까이 봐서 좋아요”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이 열린 충남 유성서 만난 유럽·중남미 아마들
대국이 끝나도 또 바둑…“좋아하는 프로기사를 가까이 봐서 좋아요”
유럽과 중남미 등 바둑 변방의 애호가들이 계룡산 밑자락에서 바둑 삼매경에 푹 빠져들었다. 실력은 하수일지 몰라도 열정은 고수를 뺨친다. 오직 바둑이 좋아 아시아의 고수를 찾아 먼 길을 찾아온 이들은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이 열린 유성까지 내려와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유럽에선 바둑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해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혼자 터득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 밤 늦게까지 복기를 하고, 일부는 아시아의 고수들과 지도기를 두기도 한다. 대국이 끝나도 또 바둑이다. 복도에서, 식당에서, 잔디밭에서 두런두런 둘러앉아 함께 복기를 한다.
멕시코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가브리엘은 “좋아하는 프로기사들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고 분위기도 너무 좋다”며 즐거워했다. 대학생 프레들리(멕시코)는 “응씨배나 후지쯔배 아마대회가 중단됐다. 이번 기회에 삼성화재배 아마대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배 한국기원 차장은 “보통 한국 아마 기사들의 경우 1판을 두는 데 30분 남짓 걸리지만 이곳에선 2시간은 기본”이라며 “그 열정이 놀랍다”고 말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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