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능욱(55) 9단
“인터넷서 1만승 이상 거둬
15분 속기전에 크게 도움”
15분 속기전에 크게 도움”
“인터넷 바둑이 비결이다.”
서능욱(55·사진) 9단이 9일 대주배 프로 시니어 최강자전에서 서봉수(60) 9단을 불계로 꺾고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뒤 밝힌 승리의 비결이다.
대주배에는 50살 이상의 시니어 기사들만 참가한다. 예선과 본선 1회전에서는 제한시간 1시간(초읽기 1분 3회), 8강전부터는 더 짧아져 제한시간 15분(초읽기 40초 3회)의 초속기전이다.
그런데 서능욱 9단은 인터넷 바둑에서만 1만승 이상을 거둔 인터넷 바둑의 고수다. 그는 “시간 날 때마다 인터넷 바둑을 즐기는데, 대주배의 속기전이 인터넷 바둑과 비슷하다. 서봉수 9단도 인터넷 바둑을 즐기겠지만 나만큼은 아닐 것이다”라고 했다. 우승 인터뷰에서도 “예선은 제한시간이 1시간이라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본선부터는 제한시간이 15분이어서 마치 나를 위한 대회가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였다”고 밝혔다.
예전부터 서능욱 9단은 꼼꼼한 수읽기보다는 신속한 수로 상대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스타일 때문에 ‘반상의 손오공’으로도 불렸다. 나이가 들었지만 순발력과 감각은 여전하다. 그러나 1972년 입단 뒤 40년 가까이 단 한번도 우승을 하지는 못해 ‘무관의 제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다행히 2011년 12월, 올 1월 대주배 2연패로 2개의 타이틀을 기록하게 됐다. 통산 성적은 1009승7무709패. 그는 “젊은 시절부터 아내가 뒷바라지하며 고생했는데 한번도 우승을 안겨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내가 우승하니까 나보다 더 좋아한다”며 아내한테 고마움을 전했다.
‘대서’(大徐)와 ‘소서’(小徐)의 대결로도 주목받은 이날 경기 승리로 소서 서능욱 9단은 대서 서봉수 9단과의 상대전적에서 29승47패가 됐다. 우승상금은 1000만원. 허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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